현대차, 기아 지분 34.5% 보유···플랫폼·부품 폭넓게 공유
증권가, 완성차 판매목표 900만대···부품주 수혜 기대감 확산
증권가, 완성차 판매목표 900만대···부품주 수혜 기대감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완성차 부품 가격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현대차와 기아 부품이 사실상 같은 제품이라는 주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자동차 매체 모터원(Motor1)은 지난 2일(현지시각) 부품 유통업체 오이엠오토파츠다이렉트(OEM Auto Parts Direct) 소속 정비기술자가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두 브랜드 부품이 로고만 다를 뿐 동일하다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같은 부품번호가 적힌 상자 두 개를 나란히 들어 보이며 소비자가 더 저렴한 브랜드 부품을 골라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번호 동일 사례 확인···폭넓은 플랫폼 공유
해당 영상에서 정비기술자는 "부품번호가 똑같은데도 현대차 브랜드 부품을 기아로 보내면 사람들이 놀란다"며 "같은 부품인데 프리미엄 로고값만 더 내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텍사스주의 한 현대차 딜러 톰볼현대(Tomball Hyundai)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현대차그룹 소속인 만큼 파워트레인과 플랫폼, 부품 상당수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두 브랜드의 주행 성능과 연비, 내구성도 대체로 동일한 수준이며, 디자인과 실내 마감 등 체감 품질에서 차별화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2025년형 텔루라이드와 팰리세이드는 동일한 부품번호의 트랜스퍼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부품번호가 같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부품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는 차량식별번호(VIN)로 정확한 호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현대차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기아 지분을 인수했으며, 국내 지배구조 공시상 현대차의 기아 지분율은 34.5%다.
두 회사는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남양연구소를 공유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이지엠피(E-GMP)를 비롯한 다수의 플랫폼과 엔진을 함께 사용한다. 이 때문에 쏘나타와 K5, 투싼과 스포티지처럼 같은 급 차종 사이에서 부품 공용화 비율이 특히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재 아반떼(CN7)와 코나(SX2), 니로(SG2), K4(CL4)에는 소형·준중형 전용인 케이3(K3) 플랫폼이 쓰이고, 투싼(NX4)과 스포티지(NQ5)에는 쏘나타·K5와 같은 중형급 케이엔3(N3) 플랫폼이 적용된다. 베뉴처럼 체급이 더 작은 차종에는 별도의 케이투(K2) 플랫폼이 쓰여, 차급별로 적용 플랫폼이 세분화돼 있다.
다만 같은 플랫폼이라도 세부 사양은 다르다. 아반떼 N라인 1.6 터보는 204마력·7단 DCT였으나 최근 단종됐고, 해외 판매용 기아 K4의 1.6 터보는 190마력·8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포르쉐·스코다, 도요타와 렉서스 사이에서도 유사한 부품 공유 구조가 나타난다고 매체는 전했다.
현대모비스·에스엘, 플랫폼 공유 수혜주로 재조명
국내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기아의 플랫폼 공유 전략이 완성차 원가 절감을 넘어 국내 부품 공급망 전반의 밸류체인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며,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과 애프터서비스(A/S) 부품을 동시에 담당해 플랫폼 공용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기아의 2026년 합산 도매 판매 목표가 900만대를 웃돈다는 점을 근거로, 완성차 판매 증가에 따라 에스엘과 화신, 성우하이텍 등 중소형 부품사의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원·달러 환율은 4일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1530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신차 평균 가격(약 5만 2000달러, 약 원화 7956만원)의 국내 환산 부담도 부품 공용화 논의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상당수를 현대차·기아 양쪽에 동시 공급하는 구조여서, 완성차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매출 증가 효과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계열사로 분류된다.
에스엘은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지엠(GM)·포드·테슬라 등으로 고객사를 넓혀온 만큼, 완성차 신공장 증설에 따른 수주 다변화 효과가 함께 거론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이 미국 신공장 증설과 판매 확대를 이어가는 국면에서 플랫폼을 공유하는 국내 부품사의 실적 재평가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부품번호가 같더라도 소재나 개별 사양에 따라 실제 호환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온라인상의 단순 비교만으로 부품 교체를 결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