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주당 149달러 안팎 논의… 외국 기업 최대 규모 공모 가능성 시장 관측
HBM 과반 점유율 기반으로 자금 조달… 글로벌 자산운용사 대거 참여
HBM 과반 점유율 기반으로 자금 조달… 글로벌 자산운용사 대거 참여
이미지 확대보기총 조달 목표 규모는 약 265억 달러다. 원·달러 환율 1507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39조 93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14년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기록한 250억 달러(약 37조 6700억 원) 판세를 넘어서는 규모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 중 역대 최대 수준의 공모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딜은 복수 투자은행(IB) 소식통을 통해 기관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모집 수량의 7배가 넘는 주문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선행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타진하려는 포석이다.
다만 최종 공모가 확정과 상장 일정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계획 단계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각) 이와 같은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프리미엄 가치 산정… 글로벌 자금 70억 달러 수요
SK하이닉스는 이번 미국 상장에서 보통주 1779만 주에 해당하는 ADR 1억 7790만 주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ADR 1주는 보통주 10분의 1 가치를 지닌다. 공모 목표가 149달러(약 22만 4500원)를 보통주 1주로 환산하면 1490달러로, 우리 돈 약 224만 5400원이다. 9일 서울 증시 종가인 225만 3000원 선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추산한 SK하이닉스의 전체 가치 평가는 약 1490억 달러(약 224조 5430억 원)에 이른다. 국내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대비 약 3%에서 5% 수준의 프리미엄을 반영한 소폭 높은 가치 산정(implied valuation)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체이스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공식 딜을 이끄는 흐름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베일리 기포드, 코튜 매니지먼트 등 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글로벌 대형 운용사들이 최대 70억 달러(약 10조 5490억 원) 규모의 매수 의향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성공적으로 딜이 마감된다면 해외 투자자 비중이 대폭 늘어나 마이크론 등 글로벌 경쟁사 대비 존재하던 저평가 요소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조정 국면 속 정면돌파… 78억 달러 장비 발주로 고삐
이번 상장 추진은 최근 엔비디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주요 인공지능(AI) 수혜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 논쟁이 가열되는 시점에 진행된다.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 우려 속에서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자금 조달 계획과 맞물려 네덜란드 ASML에 총 78억 달러(약 11조 7500억 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발주하는 순서를 밟고 있다. 독일 금융 매체 데어 아크티오네어는 8일(현지시각) 이와 같은 대규모 장비 도입 계획을 보도했다.
장비 인도 시한은 오는 2027년 말까지다. 대당 3000억 원에서 4000억 원을 호가하는 일반 EUV와 차세대 하이 뉴메리컬 어퍼처(High-NA) EUV 장비가 20대 안팎 포함된 규모로 추정된다.
해당 장비들은 HBM4E와 HBM5 세대에 적용될 5세대(1b)와 6세대(1c) 디램(DRAM) 공정 중심의 초미세 공정 라인에 배치된다.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 중심 자산을 선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자금 조달 다각화… 미국 첨단 패키징 거점 구축
생산 기지 다변화 기조도 구체화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총 40억 달러를 투입해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HBM 적층과 이종 집적을 수행하는 후공정 핵심 거점이다.
총 투자 예산 40억 달러(약 6조 원) 중 자본조달 구조를 보면 자기자본 외에 미국 정부의 반도체법 보조금 4억 5800만 달러(약 6900억 원)와 연방 상무부 대출 지원금 5억 7000만 달러 등(약 8590억 원) 총 10억 2800만 달러(약 1조 5490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 혜택을 지렛대로 활용한다.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 중 일부가 투입되면 공장 건설과 청주·용인 클러스터 등 국내외 동시 투자의 재정 부담을 낮추는 완충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6년 글로벌 HBM 시장 전망에서 SK하이닉스가 전체 출하량 기준 50% 이상의 과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 체결을 통해 과거의 급격한 실적 변동성을 방어하고 있으나, 경쟁사들의 추격 강도가 높아지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AI 거품, 결국 이 3가지로 판가름 난다
AI 메모리 시장의 지속성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안착 여부는 세 가지 지표의 향방으로 수렴될 전망이다.
첫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 집행 실적과 AI 서비스 수익화 속도다. 전방 산업의 수요 둔화 여부를 가르는 척도다.
둘째, 네덜란드 ASML의 핵심 리소그래피 장비 인도 주기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적기 가동 여부다. 이는 공정 전환 스케줄과 직결된다.
셋째, HBM3E에서 HBM4로 넘어가는 세대교체 시점의 수율 안정화 속도와 단가 보존력이다. 경쟁사 진입에 따른 단가 인하 압력을 방어할 열쇠이기 때문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