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EU 규정 앞두고 로봇 안전 표준 강화… 사이버 보안·애플리케이션 설계 관리 필수
글로벌 기업엔 진입 장벽이자 기회, 국내 로봇·SI 업계는 인증 인프라 확보가 시급
글로벌 기업엔 진입 장벽이자 기회, 국내 로봇·SI 업계는 인증 인프라 확보가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로봇 시장의 안전 기준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기존 기계류 지침을 대체할 강력한 신규 규정을 내놓으면서, 로봇 제조사는 물론 시스템 통합(SI) 기업들까지 기술적·운영적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번 표준 개정은 단순한 안전성 제고를 넘어 유럽 시장 내 로봇 생태계의 진입 요건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로봇산업 분석 매체 ‘더 로봇 리포트(The Robot Report)’는 지난 11일(현지시각) , 새로운 산업용 로봇 안전 표준인 ‘ISO 10218:2025’ 시리즈의 발효와 그에 따른 유럽 기계류 규정(Machinery Regulation, EU 2023/1230) 시행을 보도했다.
사이버 보안과 ‘협동 애플리케이션’… 규제의 패러다임 변화
이번 ISO 10218:2025 개정의 핵심은 과거의 정적인 안전 개념에서 벗어나 로봇의 지능화와 연결성을 고려한 ‘전 주기적 안전’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이다.
특히 기술적 연결성이 높아짐에 따라 사이버 보안 요구사항이 안전 개념과 결합하며 사실상 설계 단계의 핵심 고려 요소로 포함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세 가지다. 첫째, 사이버 보안 위협 평가가 강제화되며 제조사는 설계 단계부터 데이터 변조 방지 등 안전 기능을 보호해야 한다.
둘째, ‘협동 로봇(Cobot)’이라는 용어 대신 ‘협동 애플리케이션’ 개념이 전면 도입되었다. 이는 로봇 자체의 안전성을 넘어 공구, 주변 장치, 작업 환경 전체를 통합 평가하는 것으로, 위험성 평가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다.
셋째, 로봇 분류 체계의 세분화다. 로봇의 기능적 분류에 따라 안전성 검증 방법이 차등화되어 제조업체와 인증 기관에 더욱 명확한 기술적 기준을 제공한다.
국내 로봇·SI 업계, 인증 비용 및 리드타임 증가 ‘이중고’
이러한 규제 강화는 국내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글로벌 표준 대응 체계를 갖춘 대형 로봇 제조사들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이 형성되면서 상대적인 경쟁 우위를 점할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인증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부품사나 신규 진입 SI 기업들에게는 비용과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벽이 드리워질 전망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 진입하려면 새로운 ISO 기준에 맞춰 설계·문서화·컨설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인증 시험 비용 증가와 제품 재설계에 따른 개발 리드타임 지연은 국내 수출 기업들에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통합업체가 져야 할 책임 범위가 로봇 주변 장치 및 작업 경로까지 넓어지면서, 국내 SI 업체들의 적합성 평가 역량이 수출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 규제 기조 확고… ‘준수’ 넘어 ‘시장 진입 자격’으로
새로운 표준이 유럽 내에서 완전한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유럽연합 관보(OJEU) 등재 과정이 필요하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표준 공표 후 법적 강제력을 갖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인터랙트 애널리시스(Interact Analysis) 등 시장 분석 기관들은 유럽의 안전 기조가 이미 ‘강화’ 방향으로 확고하게 정해져 있다고 지적한다.
규제 이행 시점이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ESG 경영 및 안전 규제와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규제는 단순한 준수 여부를 넘어, 유럽 시장 내에서 ‘누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가’라는 시장 진입 자격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