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조정과 걸프 지역 배치 조율… 미국 전투기 복귀 겨냥한 3자 거래 구상 가시화
미국 정부는 영토 내 전면 퇴출 압박… 러시아 정부의 추가 대가 요구 가능성이 막판 변수
미국 정부는 영토 내 전면 퇴출 압박… 러시아 정부의 추가 대가 요구 가능성이 막판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튀르키예 정부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안보 갈등의 핵심이었던 러시아제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UAE로 완전 매각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무 협상에 착수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미국산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 프로그램에 복귀하기 위해 자국 내 러시아 무기 자산을 완전히 치워버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걸프 지역 협상 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복수의 중동 외교 소식통은 튀르키예 정부와 UAE 정부가 S-400 자산의 이전 방식과 가격 조건을 교환하는 초기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18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정부가 2019년 약 25억 달러(약 3조 7250억 원)를 들여 도입했던 S-400 포대 전체를 UAE에 이전해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한 구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그동안 거론되던 제3국 임대나 미군으로의 관리권 이관이 아니라 영토 밖으로 자산을 완전히 밀어내는 최종 처분 형태다.
감가상각 대폭 반영한 할인 매각과 일괄 인도 조율
양국 정부는 포대 단위의 단순 이전을 넘어 장거리 레이더와 통제소 시스템을 포함한 일괄 인도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양국 실무진은 유도미사일 잔여 수량까지 전체 무기 체계를 한 번에 넘기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장벽은 적대세력대응법 면제 조건인 영토 내 완전 퇴출
튀르키예 정부가 이처럼 태도를 바꾼 이유는 미국 정부의 완고한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튀르키예 영토 내에 S-400이 단 한 대라도 남아 있으면 F-35 복귀와 미국 적대세력대응법(CAATSA) 제재 해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 채널을 통해 반복해 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나토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판매 제한 해제 기류를 시인했다. 반면 미국 국방부와 미국 의회의 법적 집행 기준은 튀르키예 영토 내 러시아 하드웨어의 전면 퇴출이다.
튀르키예 정부가 F-35 복귀를 공식 인증받으려면 미국 무기통제법에 의거해 미국 의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다. 미국 의회 내 그리스계 로비와 인권 문제 등 별도 정치 변수도 남아 있어 S-400 처분이 곧바로 F-35 공급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병존한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 정부는 탈퇴 추진 과정에서 F-16 최신형 개량형 추가 도입으로 타협안을 먼저 모색할 여지도 남겨두었다.
이란 미사일 방어와 미국 2차 제재 위험 사이의 고차방정식
UAE 정부가 러시아제 방공망 도입에 나선 이유는 이란발 드론과 순항미사일 공격 강도가 급증하며 자체 다층 방공망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UAE 정부는 기존 미국산 사드(THAAD)와 패트리엇 체계에 러시아 S-400의 장거리 요격 능력을 결합해 조기경보 우산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UAE 정부 입장에서도 위험은 상당하다. 미국 의회가 S-400 자산을 넘겨받는 UAE 정부에 대해 기술 유출을 우려해 제재를 가할 위험이 존재한다. 미국 정부가 현재 교착 상태인 UAE로 가는 F-35 공급 계약을 완전히 파기할 위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미국 정부와 UAE 정부의 F-35 계약 규모가 약 230억 달러(약 34조 2700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비동맹 무기 체계를 기존 서방식 연동 네트워크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예산과 기술 충돌이 야기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UAE 정부는 최첨단 전투기와 방공망의 공급원으로는 여전히 미국을 최우선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UAE 정부는 S-400 도입과 F-35 재협상 카드를 병행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렘린궁의 입장과 이스라엘 군사 우위 변수
이번 3자 거래의 마지막 관문은 원 제작국인 러시아 정부의 승인이다. S-400 수출 계약상 제3국 재수출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크렘린궁의 동의가 필요하다. 러시아 정부는 관련 협의를 인정하면서도 고도로 민감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최종 승인 조건으로 추가 정치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첨단 기술이 중동 내 친미 국가로 이전되어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 대상이 되는 상황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중동 지역 군사 우위(QME) 평가도 주요 변수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F-35I를 실전 운용하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가 F-35 프로그램에 복귀할 경우 유입될 스텔스 기술의 세부 규격을 하향 조정하라고 이스라엘 정부가 요구할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의회 로비를 통해 튀르키예에 대한 정밀유도무기 공급 제한 등 견제 장치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시장 관전 포인트
이번 중동 무기 거래의 성패를 가늠하기 위해 주시해야 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크렘린궁의 최종 재수출 승인 조건이다. 러시아 정부가 자국 첨단 무기가 미국 우방국인 UAE로 넘어가는 것을 허용하면서 요구할 반대급부의 성격이다.
둘째, 미국 의회 제재 해제 조항 적용 범위 여부다. 미국 행정부의 매각 지지 의사 외에 청문회와 법안 통과 과정에서 제기될 하원 내 반대 여론 돌파 속도가 변수다.
셋째, 중동 내 이스라엘 군사 우위 평가 결과도 눈여겨 봐야 한다. 미국 정부가 튀르키예 정부에 스텔스기를 공급할 때 이스라엘의 장악력이 약화하지 않는다는 다각도 평가 기준을 어떻게 충족할지가 핵심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