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시카바 공장·R&D센터서 생산·판매 전략 점검
중국차 공세 맞서 현지형 하이브리드·수소 사업 확대
중국차 공세 맞서 현지형 하이브리드·수소 사업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브라질 생산·연구개발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i20를 중심으로 한 판매 확대와 현지 맞춤형 친환경차·수소 사업을 잇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현대차그룹은 30일 정 회장이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가운데 지난 27일(현지시각)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에 있는 현대차 브라질공장과 중남미권역 연구개발(R&D)센터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지 생산 품질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고 브라질 사업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브라질은 현대차가 중남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다. 지난해 자동차 산업수요는 250만대로 세계 6위, 생산량은 260만대로 세계 8위 규모다.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2위이며 세계 흑연 매장량의 20% 이상을 보유해 전기차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공급망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휘발유와 에탄올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연료차(FFV)가 현지 자동차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완성차 수입관세가 35%에 달한다는 점에서 현지 생산체제는 판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브라질 정부는 이달부터 친환경차에도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35%의 관세를 부과하며 완성차 업체의 현지 생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비야디(BYD)는 2021년 폐쇄된 포드 공장을 인수해 지난해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브라질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 지난해 8위에서 네 계단 상승한 것으로, 가격 경쟁력과 대규모 현지 투자를 앞세워 기존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다.
정 회장은 먼저 브라질공장 부지 안에 있는 중남미권역 R&D센터를 찾았다. 2016년 설립된 센터는 차량 인증과 법규 대응에서 출발해 연구인력을 늘리고 브라질과 중남미 시장에 특화된 차량 및 파워트레인 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지 연구원들에게 "지속가능한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R&D 기능을 강화하고 파워트레인 현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생산라인에서는 지난 6월 생산을 시작한 i20와 현지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의 생산 품질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브라질공장은 2012년 완공 이후 HB20과 크레타, i20를 연간 20만대 규모로 혼류 생산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누적 생산 250만대를 넘어섰다.
정 회장은 "13년 만에 250만대 생산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것은 브라질공장 직원들의 헌신과 팀워크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브라질은 현대차 글로벌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지금까지의 성과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i20는 주력 모델인 HB20과 함께 브라질 소형차 시장을 공략할 핵심 전략 차종이다. 현지 연료 환경에 맞춰 FFV 전용 파워트레인을 적용했으며 SUV 수준의 공간성과 편의·안전 사양을 갖췄다. i20가 겨냥하는 B세그먼트는 브라질 전체 자동차 수요의 23%를 차지하는 두 번째로 큰 차급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에서 9만6723대를 판매했다. 2019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판매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증가했다. HB20 세단과 해치백이 5만9518대, 크레타가 3만5925대 판매되며 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의 현지 시장점유율은 7.1%로 브랜드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현지 전략 차종의 장기 판매 실적도 쌓이고 있다. HB20은 2012년 세단 출시 이후 해치백을 포함해 총 188만2091대가 팔려 누적 판매 2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17년 출시된 크레타는 현재까지 57만242대가 판매됐으며 올해 상반기 일반 소비자 대상 딜러 판매에서 SUV 부문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i20의 판매를 본격화해 올해 브라질에서 총 20만4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지형 친환경차·수소로 다음 성장
현대차는 앞으로 브라질 사업을 △SUV 제품군 확대 △현지 맞춤형 친환경차 도입 △수소 사업 기반 구축 등 세 축으로 확대한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포함한 SUV 비중은 지난해 43.0%에서 2030년 51.2%로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크레타의 판매를 강화하면서 2030년까지 여러 차급의 SUV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친환경차 분야에서는 소형 전기차의 현지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휘발유와 에탄올을 사용하는 가변연료 하이브리드차(FFV-HEV) 전용 파워트레인 개발에 속도를 낸다. 브라질의 연료 생태계를 반영한 FFV-HEV를 현지 인기 차급인 SUV에 적용해 조기에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와 재생에너지 사업도 중장기 성장축으로 육성한다. 브라질 정부는 '국가수소프로그램(PNH2)'을 통해 저탄소 수소산업을 육성하고 수소 생산·수출국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료전지 기술과 제조 역량을 활용해 수소 상용차와 수소 트램 등 모빌리티 사업뿐 아니라 그린수소 생산, 연료전지시스템 공급, 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정 회장은 "브라질의 산업환경 변화와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아 여러 도전과 과제가 존재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해야 다음 단계의 성장과 도약이 가능하다"며 "브라질에서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전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구성원이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고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고객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