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위안 지검, 8월 28일 본사·공장 압수수색과 PCB 사업부 임원 등 18명 조사
중국 공장 생산 PCB 대만 반입 후 'Made in Taiwan' 라벨 갈이 혐의
美 '우회 수출·불법 환적 단속' 강화 속 대만 타깃… AI 기판 출하 차질 여부 촉각
중국 공장 생산 PCB 대만 반입 후 'Made in Taiwan' 라벨 갈이 혐의
美 '우회 수출·불법 환적 단속' 강화 속 대만 타깃… AI 기판 출하 차질 여부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엔비디아(NVIDIA), 인텔(Intel),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인공지능(AI) 가속기용 인쇄회로기판(PCB)과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을 납품하는 세계 최대 기판 제조사 대만 유니마이크론(Unimicron·신싱전자)이 중국산 부품의 원산지를 대만산으로 허위 조작한 혐의로 대만 사법당국의 강제 수사를 받게 됐다.
미국 정부가 대중국 관세 회피 및 수출 통제 우회를 막기 위해 제3국을 통한 '원산지 세탁(불법 환적)' 단속을 전방위로 강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병목 부품을 쥐고 있는 대형 제조사가 직접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8월 3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대만 타오위안 지방검찰청은 유니마이크론이 원산지 표시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 8월 28일 수사관들을 투입해 타오위안에 위치한 유니마이크론 본사와 핵심 생산 공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당국은 PCB 사업부 총괄 총경리(사업부장)와 부총경리를 포함한 임직원 14명을 피의자(용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으며, 참고인 4명을 포함해 총 18명에 대한 심문을 진행하고 관련 내부 문서와 전산 증거를 압수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8월 31일 오전 대만 증시(TWSE)에서 유니마이크론 주가는 개장 직후 일일 가격제한폭인 10%까지 폭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中 생산 PCB 들여와 'Made in Taiwan' 라벨 갈이 의혹
검찰에 따르면, 유니마이크론은 중국 현지 생산 기지에서 제조된 PCB 완제품 및 반제품을 대만 본토로 역반입한 뒤, 원산지 표기를 '대만산(Made in Taiwan)'으로 허위 교체(라벨 갈이)해 해외 고객사로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만 검찰청은 성명을 통해 "피의자들이 사문서 위조 및 상품 원산지 허위 표시에 관한 대만 법률을 위반했다는 강한 혐의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현재 단계에서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니마이크론은 대만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사법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이번 사안이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이나 전반적인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수사 여파로 향후 예정된 북미 고객사향 PCB와 기판 출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美 불법 환적·우회 수출 총력 단속… 대만 제조업계 '비상'
이번 수사는 미국 정부가 대중국 통상 제재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자행되는 '제3국 경유 불법 환적(Transshipment)'에 대해 칼을 빼든 시점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앞서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는 중국산 제품의 라벨 갈이와 우회 수출 위험이 높은 글로벌 40개 주요 국가·지역을 지정해 특별 감시 대상에 올렸으며, 이 중 대만은 가장 핵심적인 우려 지역 중 하나로 지목된 바 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 압박을 의식한 대만 당국이 자국 기업들의 원산지 세탁 관행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며 선제적인 고강도 단속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AI 서버 필수 '핵심 병목 부품'… 엔비디아 공급망 파장 촉각
유니마이크론은 일본 이비덴(Ibiden), 신코덴키(Shinko) 등과 함께 전 세계 최고급 반도체 기판과 고다층 PCB(MLB)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Blackwell)' 시리즈와 고성능 AI 가속기 모듈, 인텔의 서버용 CPU, 구글·아마존의 자체 맞춤형 AI 칩(ASIC)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핵심 기판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첨단 기판은 현재 글로벌 AI 하드웨어 인프라 증설에서 가장 공급이 빠듯한 '핵심 병목(Bottleneck)' 영역으로 꼽힌다.
대만 검찰의 유니마이크론 원산지 세탁 수사는, 향후 ‘미국의 대중국 우회 수출 제재가 대만·동남아 등 글로벌 IT 중간재 제조 기지로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와 더불어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 기판 조달 안정성과 원산지 검증 강화’를 촉발하는 중대한 공급망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