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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로 매도 日 엔 개입에 유럽 반발… G20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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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로 매도 日 엔 개입에 유럽 반발… G20서 충돌

사전 조율 없는 유로화 매도… 독일 연은 총재 "마른하늘의 날벼락" 비판
2011년 이후 첫 미일 공조… 동맹국 통화 임의 활용에 통화 질서 파열음
통화 공조 균열과 한국 영향… 환율 안정 위한 다자 협력 불확실성 증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이 유럽과 사전 조율 없이 유로화를 팔아 일본 엔화를 매수한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자 유럽 통화당국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블룸버그는 1일(현지시각) 요아힘 나겔 독일 연방은행 총재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미국의 일방 개입 문제를 공식 제기하며 사전 협의 관례 복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2011년 이후 첫 미·일 통화 공조에서 드러난 파열음은 환율 안정을 위해 주요국 협력을 모색하는 한국 외환당국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사전 조율 없는 유로화 매도


글로벌 주요국 간 통화 협력의 오랜 관례가 깨지면서 주요 20개국(G20) 회의 무대에서 통화당국 수장 간의 정면충돌이 빚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자 독일 연방은행을 이끄는 요아힘 나겔 총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 방식을 정조준했다. 나겔 총재는 미국이 유럽 측과 사전 협의 없이 유로화를 매도해 엔화를 매수한 조치는 마른하늘의 날벼락과 같았다고 토로했다.

나겔 총재는 과거 주요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할 때는 사전 소통과 조율이 확고한 관례였으며 그것이 바람직한 접근법이었다고 강조했다.

자국 통화인 달러화 대신 동맹국의 기축통화인 유로화를 동의 없이 외환시장 개입에 활용한 미국의 행보에 유럽 통화당국이 깊은 당혹감과 불쾌감을 드러낸 셈이다.

2011년 이후 첫 미일 공조


이번 외환시장 개입 갈등의 발단은 지난 7월 말 일본 당국이 단행한 엔화 방어 조치에서 시작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8월 초 엔화 가치의 무질서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에 협조했다고 밝히며 시장 개입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보도를 통해 미국 재무부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거쳐 개입하는 과정에서 달러화가 아닌 보유 유로화를 매각해 엔화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했다. 유럽중앙은행은 개입이 모두 끝난 뒤에야 사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겔 총재는 이 문제가 G20 회의 현장에서 공식 제기되어 솔직한 토론을 거쳤다고 밝혔다. 사전 조율이 없었던 점에 대해 유럽과 유로시스템 당국자가 왜 불편해했는지 회의 참가자들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나겔 총재는 문제 제기 자체가 외환 질서에 긍정 한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에서 손을 잡고 공조 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과도하게 치솟은 엔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주요 7개국(G7)이 사전에 긴밀히 협력해 시장에 개입했다. 반면 이번 조치는 유럽과의 사전 조율이 생략된 채 타국 통화를 매도하는 이례 조치로 실행되어 동맹국 간 금융 신뢰에 균열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화 공조 균열과 한국 영향


미국과 유럽 간의 통화 공조 균열은 외환시장 변동성에 노출된 한국 금융시장에도 중대한 경고 신호를 보낸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는 환경 속에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미 재무부와의 정책 소통을 통해 환율 안정 신호를 시장에 전달하려 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실무 편의를 위해 전통 다자 조율 절차를 건너뛰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국제 공조 체계의 예측 가능성은 한층 낮아졌다.

단기 경로(6개월)로는 주요국 통화당국 간 사전 소통 약화로 외환시장 급변동 시 글로벌 공조 개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출렁임이 확대될 수 있다. 중장기 경로(1~3년)에서는 기축통화국 간의 갈등이 누적되며 통화 스와프와 같은 다자 금융 안전망의 결속력이 약화될 위험이 존재한다.

반면 나겔 총재의 문제 제기 이후 주요국이 사전 통보와 협의 원칙을 복원한다면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는 안정 경로를 되찾을 수 있다.

요아힘 나겔 독일 연방은행 총재는 "앞으로 유사한 조치가 다시 취해진다면 당사국 간의 사전 조율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G20 회의에서 드러난 주요국 통화당국 간의 이견 조율 여부가 향후 글로벌 외환시장의 신뢰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시장의 시선이 주요국 통화 공조의 복원 속도로 쏠리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