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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리 인상 직전 워시와 통화…“그래도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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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리 인상 직전 워시와 통화…“그래도 신뢰”

“이사회와 같이 투표해도 돼” 직접 통화…연준 독립성 둘러싼 논란 재점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직전에 케빈 워시 연준 의장과 직접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는 반대하면서도 자신이 임명한 워시 의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뢰한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연준 의장이 금리 결정 직전까지 직접 소통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이하 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워시 의장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케빈을 믿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는 매우 까다로운 이사회를 상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결정에 앞서 워시 의장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워시에게 “어차피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테니 이사회와 같이 투표해도 된다”고 말했다면서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으며 워시 의장도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단행했던 금리 인하의 일부를 되돌리는 조치로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온 금리 인하 요구와 정반대 방향이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금리 전망에서도 정책당국자 대부분이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금리 인상 직후에도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금리는 1%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리 정책에서는 워시 의장과 견해가 엇갈렸지만 의장 개인에 대한 신뢰는 유지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는 전임 제롬 파월 의장과의 관계와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재임 당시 금리정책을 놓고 거듭 공개 비판했고 해임 가능성까지 검토했다.

반면 워시 의장이 지난 5월 취임한 이후에는 두 사람이 여러 차례 직접 통화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워시 의장의 빈번한 직접 소통은 최근 수십 년간 백악관과 연준이 유지해온 관행과도 차이가 있다.

미국 대통령과 연준 의장이 만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공식적이고 제한적으로 접촉을 관리해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클린턴 행정부부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이르는 대통령들은 공개적으로 연준에 금리 압력을 가하는 일을 피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 파월 전 의장과의 직접 접촉이 많지 않았다.

백악관과 연준 간 접촉이 지금보다 훨씬 잦았던 시기는 1960년대였다.

그러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아서 번스 당시 연준 의장에게 통화 완화를 압박했고 이후 1970년대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진 뒤부터 대통령과 연준 의장 간 직접 접촉은 점차 제한됐다.

1980년대 이후에는 백악관과 연준 간 통화정책 관련 소통이 주로 재무장관을 통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관행과 다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WSJ 인터뷰에서 연준 의장이 금리를 결정할 때 자신과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나는 똑똑한 목소리이고 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워시 의장 취임식에서는 “케빈이 완전히 독립적이기를 원한다”면서 “나를 보지 말고 누구도 보지 마라. 당신이 알아서 하고 훌륭하게 일을 하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다시 직접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자신이 워시 의장의 선택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