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7,000만 파운드 투입해 2세대 킥스 e-파워 첫 유럽 현지 생산 돌입… 역내 전역 수출
글로벌 누적 180만 대 판매된 볼륨 모델… 가동률 저하 겪던 영국 공장 고용 방어 총력
中 체리자동차 위탁생산 협상 병행… EU의 '역내 조립 한정 보조금' 규제 장벽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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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유럽 전기차(EV) 시장의 수요 정체와 중국산 저가 공세가 맞물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닛산 자동차가 영국 북부 선덜랜드(Sunderland) 공장에 1억 7,000만 파운드(약 3,050억 원)를 전격 투자해 신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킥스(Kicks)’를 생산하기로 했다.
닛산의 대표 소형 크로스오버인 킥스가 유럽 현지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만 조립되던 글로벌 볼륨 모델을 유럽의 핵심 생산 거점인 영국에 전격 유치한 조치다.
특히 닛산의 독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인 ‘e-파워(e-Power)’를 탑재한 2세대 킥스를 통해 유럽 내 급증하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수요를 흡수하는 한편, 최근 가동률 저하로 고전하던 선덜랜드 공장의 조립 차종을 다변화해 현지 고용을 안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9월 1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런던발 보도에 따르면, 마시밀리아노 메시나(Massimiliano Messina) 닛산 AMIEO(아프리카·중동·인도·유럽·오세아니아) 지역 총괄 회장은 수요일 현지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첫 유럽 생산 나서는 '글로벌 180만 대' 킥스… e-파워 무기로 격전지 투입
선덜랜드 공장에서 새롭게 조립될 킥스는 완전변경을 거친 2세대 모델이다.
킥스는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누적 180만 대 이상 팔려나간 닛산의 핵심 베스트셀링 라인업이다.
유럽형 킥스에는 닛산의 상징적 전동화 시스템인 'e-파워'가 탑재된다.
전기차 인프라 부족과 캐즘으로 하이브리드로 회귀하는 유럽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할 무기다.
메시나 회장은 "유럽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대거 진입하고 있음을 명확히 알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환영하며, 이번 킥스 투자는 닛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음 단계로 도약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덜랜드에서 생산된 물량은 영국 내수를 넘어 유럽 대륙 전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가동률 하락 겪던 '영국 최대 차 공장'… 中 체리차 위탁생산도 '카운트다운'
이번 투자는 생산 물량 축소로 어려움을 겪던 선덜랜드 공장에 중대한 활로를 열어줬다.
선덜랜드 시설은 소형차 '노트(Note)'와 1세대 양산 전기차 '리프(Leaf)', 소형 SUV '쥬크(Juke)', 준중형 SUV '캐시카이(Qashqai)' 등을 양산해 온 영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적 허브다.
그러나 글로벌 판매 부진과 라인업 노후화로 유휴 설비가 발생하자, 닛산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파격적인 다각화 전략을 모색해 왔다.
특히 닛산은 지난 6월 중국 체리자동차(Chery Automobile)의 유럽 판매용 차량을 선덜랜드 공장에서 위탁 생산(OEM)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 중이라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메시나 회장은 이번 브리핑에서 체리자동차와의 협업에 대해 "모든 출발 준비가 끝났다(ready to go)"며 "체리 측의 최종 생산 물량 확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들의 차량을 조립하기 위한 세부 생산 라인 셋업 작업을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밝혀 계약 체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영국 거점이 중국 전기차의 유럽 우회 생산 기지로도 병행 활용되는 기묘한 동거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브렉시트 후폭풍·EU 원산지 규제 빗장 속 "영국 배제는 불가능"
이번 투자는 유럽연합(EU)의 보호무역주의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단행됐다.
현재 EU 집행위원회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지급하는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요건을 ‘EU 블록(역내) 내에서 최종 조립된 자동차’로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규정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비(非)EU 국가가 된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만들어진 완성차는 대륙 수출 시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되는 역차별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닛산 측은 완성차와 부품 공급망의 끈끈한 상호 연결성을 근거로 규제 리스크를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시나 회장은 "EU의 최종 정책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유럽 자동차 산업의 복잡한 부품 공급망 구조상 영국이 역외로 고립되거나 배제될 수는 없다고 굳게 확신한다"며 영국 생산 기지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를 피력했다.
닛산의 영국 선덜랜드 공장 2억 2,800만 달러 투자는, 향후 ‘순수 전기차의 일시적 정체기를 틈타 e-파워 하이브리드 SUV라는 현실적인 징검다리 차종으로 유럽 시장 지배력을 방어하려는 일본 완성차의 실리적 대응’인 동시에 ‘브렉시트 관세 장벽과 중국차의 침공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자사 신차 증산과 중국 완성차 위탁생산 유치를 동시에 추진해 유럽 거점의 생존을 모색하는 글로벌 자동차 공장의 영리한 생존 전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