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 모델 만들어도 돈 안 되면 무용지물"… 中 빅테크, '현장 엔지니어'에 돈잔치

글로벌이코노믹

"AI 모델 만들어도 돈 안 되면 무용지물"… 中 빅테크, '현장 엔지니어'에 돈잔치

바이트댄스·텐센트·알리바바, 'AI 상용화 전환' FDE 채용 공고 1,523% 폭증
바이트댄스 연봉 최대 97만 5천 위안 제시… 中 평균 가처분 소득의 20배 웃돌아
미국 앤트로픽도 1만 명 육성 착수… "기술과 비즈니스 잇는 AI 에이전트 인재 품귀"
바이트댄스 로고는 2025년 2월 8일에 촬영된 이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바이트댄스 로고는 2025년 2월 8일에 촬영된 이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경쟁이 막대한 인프라 비용 대비 실질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수익화 시험대'로 옮겨가면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을 실제 기업 고객의 비즈니스 현장에 이식할 수 있는 '전진 배치 엔지니어(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유치에 파격적인 억대 연봉을 쏟아붓고 있다.

단순히 연구실에서 모델을 학습시키는 알고리즘 연구자를 넘어, 고객사의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정확히 분석하고 맞춤형 AI 에이전트와 소프트웨어를 현장에 즉시 구축할 수 있는 실전형 엔지니어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상이다.

10월 25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은 AI 애플리케이션을 산업 현장과 기업 시스템에 직접 통합·구축하는 FDE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연봉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1,000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다.

FDE 채용 공고 1,523% 폭증… 바이트댄스, 연 97만 5천 위안 제안


현장형 AI 인력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다.

중국 최대 직무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 마이마이(Maimai)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 내 FDE 채용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23% 급증해 조사 대상 전체 AI 기술 직종 중 압도적인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청년 실업난 속에서도 FDE 직무에는 파격적인 처우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채용 플랫폼 보스즈핀(Boss Zhipin)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AI 사업 부문 FDE 직무에 월 3만 5,000위안에서 6만 5,000위안(약 700만~1,300만 원)의 기본급에 연 15개월분 급여를 보장해 연간 최대 97만 5,000위안의 패키지를 내걸었다. 이는 2025년 기준 중국 도시민의 연간 평균 가처분 소득(4만 3,377위안)의 22배가 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디지털테크놀로지스 부문 역시 기업간거래(B2B) 대상 FDE에 월 4만~6만 위안을 제시했으며, 텐센트는 월 3만~6만 위안,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월 최대 5만 위안의 급여를 제시하며 경쟁적으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팔란티어식 '현장 밀착형' 인재상 부상… 美 앤트로픽도 1만 명 육성 착수

FDE는 원래 빅데이터 유니콘인 미국 팔란티어(Palantir)가 정립한 개념으로, 고객사의 현장에 직접 파견되어 비즈니스 문제를 정의하고 소프트웨어를 맞춤형으로 구현하는 특수 엔지니어를 가리킨다.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개념이 거대언어모델(LLM)과 AI 에이전트의 기업 도입을 견인하는 핵심 직군으로 재해석된 것이다.

미국 AI 업계 역시 동일한 인재 품귀를 겪고 있다.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미국 앤트로픽(Anthropic)은 이달 초 기업용 AI 전환 가속화를 위해 2027년 말까지 1억 달러를 투입해 1만 명의 FDE를 직접 양성하겠다는 대규모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베이징의 한 주요 인터넷 대기업에서 FDE 팀을 이끌었던 엔지니어 수는 "기업들이 간절히 원하는 인재는 수학적 모델만 만지는 이론가가 아니라, 다양한 산업 고객의 고통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한 AI 도구를 조합해 실제 작동하는 솔루션을 배포할 수 있는 '해결사'"라고 설명했다.

中 정부도 "대학 인재 육성·현장 FDE 지원" 관제 드라이브


중국 정부도 이러한 산업적 변화를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지난 8월 말 기업들이 고객사 현장에 전담 FDE 팀을 파견해 산업 전반의 AI 적용을 가속화하도록 장려하는 공식 지침을 시달했으며, 전국 대학들을 향해서도 실전형 FDE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것을 주문했다.

기업 차원의 자체 육성도 활발해져, 텐센트 클라우드는 올해 초 파트너사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업계 최초의 '공식 FDE 인증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다만 베이징의 선도 AI 기업 소속 인사 전문가는 "공고상에 제시된 100만 위안에 육박하는 초고액 연봉은 전체 시장의 상위 일부 엘리트에 국한된 수치"라면서도 "기술 인프라를 상업적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 'AI 네이티브 풀스택 개발자'와 'AI 에이전트 구축 전문가'에 대한 기업들의 구인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