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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철·재활용업계, 중동 전쟁發 원자재 폭등에 순익 63%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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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철·재활용업계, 중동 전쟁發 원자재 폭등에 순익 63% 급증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석유·구리·황산 공급망 교란… 재생 폴리에틸렌 27%·구리 고철 7% 상승
올해 1~9월 매출 1.8% 증가 불과했으나 이익은 63% 폭증… 소량 수집해도 마진 극대화
'도시 광산' 앞세운 국가 자원 안보 정책과 맞물려… 소비 침체로 '이구환신' 물량 둔화는 숙제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산업단지 내 폐기물 분류 센터에서 한 노동자가 재활용 폐기물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산업단지 내 폐기물 분류 센터에서 한 노동자가 재활용 폐기물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 지역의 군사적 분쟁 장기화로 글로벌 원유와 1차 원자재 공급망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원료 대체재로 떠오른 중국의 폐기물 재활용 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수익성 폭증'을 누리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본토 폐기물 재활용 부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순이익은 무려 6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고철과 재생 플라스틱의 단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물리적 수거 물량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재활용 처리 마진이 극대화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1월 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 현장 고철 수집상들 사이에서는 "폐지나 일반 플라스틱조차 구하기 어려울 만큼 쓰레기가 귀중한 자산이 됐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에 '나프타·구리' 직격탄… 재생재 수요 수직 상승


재활용 업계의 기록적인 수익성 개선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1차 원자재 생산을 가로막은 데서 비롯됐다.

이란을 둘러싼 무력 충돌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 차질이 이어지자 국제 유가와 석유화학 기초유분이 동반 급등했다.

중국 원자재 컨설팅 기관 서브라임 차이나 인포메이션(Sublime China Information)에 따르면, 1월 초 대비 재활용 폴리에틸렌(PE) 플라스틱 가격은 27% 이상 폭등했다.

석유화학 공급망 혼란으로 버진(신규) 플라스틱 수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완제품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재생 플라스틱 매입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금속 시장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핵심 정제 원료인 황 공급이 막히고 중국의 황산 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아프리카와 칠레 등 주요 동광의 습식 정련 구리 생산에 차질 우려가 번졌다.

이에 따라 대체재인 구리 고철 가격은 연초 대비 7% 이상 뛰었으며, 폐삼원계(NCM) 배터리 가격 지수 역시 8% 이상, 노란 골판지(폐지) 가격은 11% 가까이 상승했다.

'도시 광산' 국가 전략 격상… 2,500억 위안 보조금 투입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탄소 중립('이중 탄소') 드라이브와 자원 안보 강화 기조도 산업 팽창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최근 자국 내 폐기물 발생원을 '도시 광산(Urban Mines)'으로 규정하며 자원 무기화 시대의 필수 방어선으로 지정했다.

서방의 자원 블록화에 맞서 폐휴대폰, 폐가전, 수명 다한 전기차 폐차 등에서 광물을 회수하는 재활용을 산업 공급망 안보의 핵심 과제로 천명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노후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교체해 주는 '이구환신(以舊換新·소비재 트레이드인)' 프로그램에 중앙 재정 2,500억 위안(약 52조 원)을 투입하며 폐자원 공급 확대를 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전역에서는 폐전기·전자제품 2억 3,000만 개, 폐차 1,046만 대, 폐배터리 40만 톤이 수거되어 처리됐다.

내수 침체로 교체 수요 둔화… "무허가 난립·분류 인프라 격차" 한계


그러나 화려한 수익성 이면에는 뚜렷한 구조적 한계와 그늘도 상존한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가계의 지출 여력이 꺾이면서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 효과가 점차 반감되고 있다.

올해 1~9월 이구환신 지원을 통한 가전제품 교체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으며, 프로그램 총매출 역시 지난해 1.6조 위안에서 1.1조 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가계가 제품을 끝까지 수리해 사용하면서 재활용 시장으로 유입되는 원자재의 절대량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단기 호황을 노린 영세 무허가 업자들의 난립도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폐기물 수거 플랫폼 아이펀레이(Ai Fen Lei)의 쉬샤오팅 이사는 "신규 진입자 상당수가 허가 없이 도로를 무단 점유하고 안전 규정을 무시한 채 작업해 환경오염과 도시 관리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천 분리배출 인프라의 지역별 양극화도 고품질 원료 생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공환경문제연구소(IPE) 평가에 따르면 장쑤성 쑤저우(96점)와 상하이(84점) 등 일부 대도시는 선진화된 분류 체계를 갖춘 반면, 중국 내 104개 평가 도시의 평균 점수는 18.04점에 불과해 오염 물질이 섞인 저급 재활용재가 양산되는 한계를 드러냈다.

글로벌 원자재 전문가들은 "중국 재활용 산업의 이번 호황은 기술적 혁신보다는 중동 지정학 위기가 초래한 1차 원자재 공급 병목의 반사이익 성격이 짙다"며 "외부 쇼크로 촉발된 자원 회수 붐이 진정한 국가 핵심 순환 경제망으로 안착하려면 비공식 영세 업자 양성화와 지자체별 분리수거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