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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둥지’로 바뀌어 가는 연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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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둥지’로 바뀌어 가는 연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지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건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건물. 사진=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불협화음이 나온다는 진단이 나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위기에서 돈 풀기 정책을 통한 고용 회복이라는 한목소리를 내왔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이사진 6명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지역 연방은행 총재 5명과 투표권이 없는 지역 연은 총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연준 이사진은 7명이지만, 현재 1명은 공석 상태다.

지역 연은에 배분하는 FOMC 투표권은 뉴욕 연은 총재가 고정으로 포함되고 나머지 4명은 해마다 돌아가며 투표권을 갖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목소리가 나온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최근 물가가 급등하며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 등 대처방안을 놓고 연준 위원들 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최근 발언을 통해 미국의 통화정책을 전망해 본다.

◇ 예상보다 빠른 물가 오름세에 대응 방안 놓고 견해차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자산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예상보다 빠르게 물가가 오르면서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판단과 대응을 두고 점차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그동안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양대 목표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자산매입을 축소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으나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야 할 때"라며 연말이 오기 전에 채권매입 속도를 늦추거나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지난달 22일 경제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위치에 있다며 테이퍼링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블러드 총재는 “팬데믹이 긴급 조치를 더는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끝에 가까워졌다”라며 첫 금리 인상 시기를 2022년 말로 예상한다며 테이퍼링에 대한 더 상세한 논의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몇 년간 연준의 통화 완화적 정책을 지지해온 대표적인 비둘기파라는 점에서 그의 이런 발언은 시장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최근 한 연설에서 "병목현상이 해소되면 이러한 물가 압박은 완화될 것"이라며 "다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파월 의장이나 연준 고위 당국자들이 말하는 일시적 인플레이션과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보우만 이사의 이런 언급은 그가 비둘기파에서 중도로 돌아섰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 내년 금리결정 투표권 갖는 지역 연은 총재 매파성향 늘어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더 일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는 가운데,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는 연준 위원에 내년부터 매파가 늘어나는 것도 변수다.

지난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위원들은 2023년 말에 첫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중간 전망치로 18명의 위원 중에서 내년 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모두 7명이다.

올해 투표권을 가진 도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매파로, 메일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찰스 에반스는 시카고 연은 총재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나머지 7명의 성향은 주로 중도파로 분류된다.

내년에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보스턴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4명의 지역 연은 총재가 새로 FOMC 투표권을 갖는다.

블러드 총재는 이미 매파로 돌아섰고 나머지 2명도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렌그렌 총재는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고 했지만 내년말까지 첫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인물이다.

조지 총재는 지난달 한 행사에서 “최근 나타난 인플레이션 조짐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매파 성향임을 드러냈다.

연준 위원들의 성향은 경제 지표 등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이들이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비둘기파들의 중도나 매파로의 변화는 주목할 대목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