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사상 최악의 대가뭄을 겪고 있는 미국 서부지역에 메뚜기떼까지 출몰하면서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메뚜기떼가 장소를 옮겨가며 엄청난 양의 농작물을 갉아먹는 바람에 농업용수 수급에 이미 비상이 걸리기 시작한 재배 농가에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을뿐 아니라 가축들에 먹일 사료를 메뚜기떼에 빼앗기고 있는 방목 축산농가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건조한 기후, 메뚜기 번식의 최적 조건
미국 서부 지역에서 메뚜기떼가 창궐하고 있는 이유는 극심한 대가뭄 때문. 건조한 기후가 메뚜기가 번식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라서다.
미 농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부 지역을 뒤덮고 있는 광활한 방목지 가운데 오레곤주, 아이다호주, 몬타나주, 와이오밍주, 애리조나주, 콜로라도주, 네브라스카주에서 확인되고 있는 메뚜기 밀도는 평방야드당 15마리를 돌파한 상황이다.
10에이커의 방목지에 평방야드당 메뚜기가 7마리만 있어도 소 한 마리만큼의 양을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메뚜기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심각하다. 이런 추세라면 가축들을 위한 방목지가 폐허로 변할 것으로 관련 축산농가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방목 포기 농가 속출
미 연방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 관리 출신의 생물학자 샤론 셀바지오는 CNN과 인터뷰에서 “극심한 가뭄을 비롯한 이상 기후로 메뚜기떼가 창궐하는 이상한 자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메뚜기떼가 특히 방목 축산농가에 위협적인 이유는 삼림을 고사시킬뿐 아니라 가축사료로 쓰이는 농작물을 마구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축산농가의 피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전미가뭄모니터(US Drought Monitor)이 최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축산농가에서 “메뚜기떼 때문에 방목하는 가축들에게 먹일 사료가 없다”며 기르던 가축을 처분하고 있다.
미 농무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대가뭄의 여파로 메뚜기떼가 출몰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축산농가들이 사료가 부족해지면서 보조사료에 의존하거나 헐값에 가축을 처분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메뚜기 퇴치의 딜레마
농무부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메뚜기 퇴치 프로그램을 최근 가동시켰다. 1980년대 몬타나주에서 벌어진 메뚜기떼 습격 사태 이후 최대 규모다.
농무부는 우선적으로 총 260만에이커에 달하는 방목지에 대한 살충제 공중 살포를 추진 중이다. 이는 미국 동부의 델라웨어주와 로드아일랜드주를 합친 것보다 넓은 면적이다.
그러나 대규모 실충제 살포 같은 방안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생물학자 셀바지오는 “살충제를 공중에서 살포하는 방식은 메뚜기를 퇴치하는데는 효과가 있겠지만 문제는 메뚜기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메뚜기의 천적까지 죽인다는 것”이라면서 “천적이 없어지고 나서 앞으로 다시 메뚜기떼가 창궐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