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징둥닷컴 등 중국 기술기업들로 확산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의 미국 주식 가격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특히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추가로 규제하기로 하면서 디디추싱이 미 주식시장에서 철수한 뒤 홍콩주식시장을 통해서만 해외 자본을 받겠다는 계획에 착수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디디추싱은 이제 시작일 뿐 미국과 홍콩 주식시장 두 곳 모두에 동시 상장돼 있는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중국 최대 기술업체들이 곧 뒤를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규제 강화까지 더해져 이들의 미 상장폐지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 규제당국은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업체들에 대한 회계감사를 강화하기로 해 중국 정부의 금지 규정과 정면 충돌을 예고한 상태다.
중 기업, 미 증시 엑소더스 현실화할까
디디추싱은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폐지 절차를 '곧바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뉴욕을 떠나 홍콩에 둥지를 틀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중국 당국의 엇갈린 신호 속에 NYSE 상장을 강행한 뒤 대대적인 압박을 받았던 터라 충분히 예상된 수순이었다.
2014년 당시 사상최대 기업공개(IPO)를 통해 뉴욕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한 알리바바가 2019년 홍콩시장 이중상장으로 금의환향한 것과 다르다.
바이두, 넷이즈, 징동닷컴 등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상당수가 홍콩 주식시장에서도 거래된다.
이들은 아직 디디추싱과 같은 행보를 밟을 것임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9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오안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 제프리 헤일리는 분석노트에서 중국 당국이 홍콩 옵션을 점점 선호하고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번스타인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도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알리바바, 징동닷컴 등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결국에는 상장폐지 길을 갈 것으로 예상했다.
심각한 충격에 절충 모색할 수도
그러나 모두가 같은 견해는 아니다.
니덤의 빈센트 유 애널리스트는 중국 규제당국의 입장으로는 이들 기업을 모두 상장폐지토록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모두 미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경우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에도 심각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양국 규제당국이 절충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지만 중국 기업들이 미 상장 수단으로 동원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인 이른바 가변이익실체(VIE)에 대해서는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규제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변수는 여전하다.
미 투자자들은 미증권예탁원에 등록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인 이른바 증권예탁원증서(ADR)를 통해 중국 기업에 투자한다. 이는 엄밀히 말해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모기업과 연관된 해외 페이퍼컴퍼니 주식을 갖는 셈이다.
한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모호하다.
개리 젠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연초 VIE로 인해 미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정확히 어떻게 기능하는지, 또 이들에 대한 감독·투명성 제고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중국 역시 VIE에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여서 기술업체들이 VIE를 통해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규제하기로 했다.
상폐하면 어떻게 되나
투자자들의 맞닥뜨릴 경우의 수는 우선 해당 기업의 자사주 매입, 주식 전환이 있다. 마지막 3번째로는 이도 저도 없이 불확실성 속에서 헤매는 경우도 있다.
자사주매입 시나리오에서는 상폐 업체가 투자자들과 협의해 합의된 가격으로 자사주를 사들인다. 비상장 전환과 다르지 않다.
주식전환은 해당 중국 기업이 미 주식을 홍콩 주식 등으로 교환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디디추싱의 경우 미국 이외에는 상장한 곳이 없기 때문에 우선 홍콩이나 상하이 등에 상장을 한 뒤에야 가능하다.
디디추싱은 3번째 경우의 수도 있다. 세컨더리 상장을 추진하지 않으면서도 자사주 매입을 거부하는 경우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허공에 뜨게 된다.
여전히 디디추싱 주식을 갖고는 있지만 정규 거래로는 주식을 거래할 수가 없다. 제한적으로 장외시장(OTC)에서 주식을 팔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추가 상장이 이뤄져 주식교환이 가능해질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중국군과 연계로 인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NYSE에서 상장폐지된 차이나모바일이 대표적이다. 차이나모바일 미 주주들은 상폐된 주식을 들고 추가 조처를 계속 기다리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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