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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美·中관계 더 악화…안보 우선 韓, 미국 선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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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美·中관계 더 악화…안보 우선 韓, 미국 선택할 것"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특별 인터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당시보다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체의 문제라는 게 미국인의 대체적인 인식입니다. 미국은 이제 미·중 관계를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중대한 국가 안보 이슈로 다루고 있어 양국 관계가 갈수록 악화할 것이고,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때 한국으로서는 경제보다는 안보를 최우선시하지 않을 수 없고, 결국 미국 편에 가담하는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경제 분석 전문가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경제학 교수(SS 이코노믹스 회장)는 28일(현지시간) 글로벌이코노믹과의 '2022년 세계경제전망 특별 인터뷰'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손 교수는 “2022년에 글로벌 경제와 중국 경제의 ‘디커플링’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금리를 올리고 있으나 중국은 금리를 내리고 있고, 중국 경제 성장률은 새해에 20여 년 만에 최저치인 3~4%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 호조 중국, 한국서 중간재 수입 확대 불가피


그는 “과거 제조업 중심 경제 체제에서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 신흥시장이 커다란 타격을 입었으나 이제 디지털 경제가 발달하면서 한국 등 주요 국가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인도, 중국, 대만 등과 함께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어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한국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한국의 수출 1위 대상국이 중국이어서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한국의 대중 수출이 줄어들 수 있으나 중국 경제 내부를 들여다보면 중국 경제가 수출 분야에서는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고, 중국이 수출품 생산을 위해 한국에서 중간재 수입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중국 수출이 급감하지 않는 한 한국 경제에 주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과 관련해 손 교수는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라면서 “임금이 올라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새해 글로벌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유럽 등 일부 국가의 부분 봉쇄와 다른 나라에서 경제 활동 위축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성장이 더 둔화할 것이다. 문제는 새해에 또 다른 변이가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백신을 가진 선진국과 백신 접종 비율이 떨어지는 개도국 간 경제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기준금리를 2~3%까지 올릴 계획이지만, 오미크론 쇼크 등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 금리 인상 시점을 늦추고, 인상 속도를 줄일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사태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새해에 진정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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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 재고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고가 늘어야 경제가 성장한다. 미국 등이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으면 재고는 늘어날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인프라 법안 시행 등을 통해 돈을 풀 것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수 있느냐 하는 점이 관건으로 남아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 하지만, 그것이 계획대로 잘 안될 수 있다. 2차 대전 이후 연준이 금리를 너무 서둘러 올렸다가 경기 침체를 유발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글로벌경제와 디커플링 중국 성장 3~4%에 그쳐

-중국은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 새해 중국 경제 전망은.

"중국 정부가 급증하는 부채 문제에 강력히 대응하려 한다. 중국은 특히 데이터, 기술, 교육 분야 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들 것이다. 중국 경제는 새해에 성장률이 3~4%에 그칠 수 있고, 중국 경제 성장 둔화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새해에 미국과 중국 간 대결 등으로 신보호주의가 강화되나.

"무역 분야에서 두 가지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하나는 미국이 동맹국이나 우방국과 함께 중국을 고립시키려고 중국을 겨냥한 보호주의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한국, 일본, 호주와 유럽 국가 그룹에서는 보호주의 색채를 완화해 나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지만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나머지 국가로 분리해 차별 대응한다."

-미국 경제는 새해에 순항할 수 있나.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어느 정도 통제한다면 미국 경제의 전망은 밝다. 새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3~4%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노동력 부족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최소한 400만 명 이상이 일터를 떠나 돌아오지 않는다. 앞으로 임금이 오르면 이중 절반이 돌아올 수 있으나 여전히 노동력이 부족하다."

-새해 개도국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백신이 부족한 개도국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선진국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개도국의 새해 경제 성장률은 대체로 4%대에 그칠 것이다. 개도국은 인구 증가율이 높아 선진국의 2배 가량 경제가 성장해야 1인당 국민 소득이 떨어지지 않는다."

-새해 뉴욕 증시 등의 투자 전망은.

"미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 3~4%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3~4%가 된다고 가정하면 주식 시장은 대체로 괜찮을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 주가는 10% 가량 오른 게 87%에 달했다. 주식 시장을 정확히 전망할 수는 없지만,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대폭 올리거나 인플레이션이 10% 가량 치솟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잠재성장률을 넘는 경제 성장을 하고, 이때 주식 시장은 괜찮을 것이다."

-새해 유망한 투자 분야는.

"기술주가 여전히 좋다고 본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전기차 관련주가 잘 될 것이다. 향후 10~15년 사이에 기존 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배터리를 포함한 이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엄청나게 크다. 그 다음으로는 은행, 보험, 금융서비스업 등 금융주가 괜찮을 것이다. 지속 가능 성장 차원에서 친환경 관련 분야의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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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광주제일고 미국 하버드대 MBA 미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백악관 대통령 경제자문위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미국 LA 한미은행장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현) SS 이코노믹스 회장(현) 2010년 월스트리트저널 선정 ‘5명의 최고 경제예측 전문가’,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 선정 ‘올해의 최고 족집게 이코노미스트’ LA시 연금펀드 투자위원장(현) ▲저서 ‘글로벌 금융 위기와 출구 전략’ 등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