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스타벅스 노조 주도 'U세대' 美 노동계 새 주역 부상

공유
0

[초점] 스타벅스 노조 주도 'U세대' 美 노동계 새 주역 부상

노조 결성이 추진되고 있는 미국내 스타벅스 매장 소재 지역.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노조 결성이 추진되고 있는 미국내 스타벅스 매장 소재 지역. 사진=CNBC

지난달 미국 뉴욕주 버팔로시에 있는 작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되면서 미국 경제계와 노동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사건이 관심을 모으는 첫 번째 이유는 무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해왔던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창업한 이래 첫번째 노동조합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젊은 세대, 구체적으로는 현재 18~34세의 젊은 직장인을 가리키는 Z세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첫 노조 결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Z세대에 속한 바리스타들이 스타벅스 최초의 노조를 만드는데 성공하는 추진력을 드러낸 것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내 다른 지역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까지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확산되는 결과를 낳고 있어서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타벅스 첫 노조 결성 사건을 주도한 바리스타 중심의 이른바 ‘U세대’가 미국 노동계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알파벳 U는 영어로 ‘노동조합(union)’의 첫글자다.

◇Z세대 77% “노조 찬성”


미국의 노동조합 지지 여론 추이.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노동조합 지지 여론 추이. 사진=갤럽


U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노조 설립 운동의 열기는 이미 여론조사를 통해 감지됐다.
예컨대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해 9월 벌인 여론조사에서 Z세대에 속한 응답자의 무려 77%가 노조 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이목을 끄는 이유는 미국 성인의 노조가입 비율이 최근 20년간 7~12% 수준으로 정체현상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노조에 가입돼 있다고 스스로 공개한 응답자는 조사 대상자의 9% 수준이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전체적으로도 노조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68%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 196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갤럽은 설명했다.

이같은 지지 여론은 스타벅스 사업장에서 노조 결성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서도 확인되고 있다.

◇60개 스타벅스 매장서 노조 결성 추진 중


노조 결성 투표를 신청한 스타벅스 매장이 위치한 미국 내 여러 지역.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노조 결성 투표를 신청한 스타벅스 매장이 위치한 미국 내 여러 지역. 사진=CNBC


CNBC에 따르면 스타벅스 노조 추진세력인 스타벅스노동자연합(SWU)이 최근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버펄로 매장의 첫 노조 결성을 계기로 뉴욕주, 애리조나주, 매사추세츠주, 워싱턴주 등 미국 전역 19개 주에 소재한 60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조 결성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이 가운데 30여개 매장의 근로자들이 NLRB에 노조 결성 투표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고

버팔로주 매장과 비슷한 시기에 노조 찬반 투표가 진행됐던 뉴욕주 소재 스타벅스 3개 매장 가운데 두곳에서도 노조 결성안이 통과돼 NLRB의 최종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미국내 스타벅스 매장이 9000개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노조 결성이 확정된 곳이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버팔로 매장의 노조 결성이 미국 사회 전체의 이목을 끌면서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특히 노조 결성율이 낮은 외식업계에서 큰 이목을 끄는 가운데 노조가 결성됐기 때문에 향후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벅스 입장에서도 대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전문가들도 내다보고 있다.

규모가 작은 극소수 매장에서 노조 결성 움직임이 있었던 단계에서는 직원들을 한사람씩 찾아가 설득 작업을 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노조 결성 운동이 들풀처럼 번지는 상황에서는 이런 방법도 쓸 수 없다는 것.

◇U세대, 노조 필요성 자각

미국 최대 노조연합체 AFL-CIO에서 노조 조직 업무를 담당했고 현재 SWU 간부로 활동 중인 리처드 벤싱어 노동전문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스타벅스 노조 결성에 찬성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라면서 “이들이 바로 U세대를 이루고 있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계기로 악화된 근로환경을 개선하는데 노조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벤싱어는 특히 “U세대를 구성하는 젋은 직장인들이 노조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직장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를 향상시키는데 노조가 필요하다는 각성이 이들 사이에서 스스로 일어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