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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주가 방어 목적 자사주 매입 390조원…역대 최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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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주가 방어 목적 자사주 매입 390조원…역대 최대 '경신'

2022년 3월 14일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3월 14일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로이터
올해 러셀 3000지수가 30%가까이 하락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주가방어와 기업가치 재고를 위해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뉴욕 증시가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타격을 받자 기업들은 주가 상승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지금까지 러셀3000지수에 상장된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3190억달러(약 390조7750억 원)로 이전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2021년 같은 시점에서의 자사주 매입 규모인 2670억달러(약 327조4221억 원)와 비교해 봐도 대폭 늘어난 수치다.

주주들에게 초과 수익을 돌려주지 않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투자를 중요시하는 최근 상장한 기업이나 성장주들조차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사주 매입이 매력적으로 보이자 이러한 추세에 합류했다.

골드만삭스의 주식 책임자인 마이클 보리스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의 분야 폭은 우리가 몇 년 동안 본 것 중 가장 다양하다. 거래량도 증가했다"라면서 "이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시장 배경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 웰스 파고의 크레이그 맥크라켄은 자사주 매입이 주식의 하락장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은) 상황이 좋아질 거라 예상하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한다"며 자사주 매입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은행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가속증권환매(accelerated share repurchase·ASR) 방식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 방식은 현금으로 주식을 선불로 사들이기 때문에 빠른 기간 내 주식의 대량 매입이 가능하다. 또, 주식 구매 시기가 빠르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강력한 주가 상승 신호를 줄 수 있다.

상장을 한 지 채 1년도 안된 집리크루터는 지난 주 5000억달러 규모의 ASR를 발표하면서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매력적인 옵션"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의 급증은 기업공개(IPO) 및 기타 자본 조달 활동의 둔화로 인해 수수료가 급격히 하락한 투자 은행의 자기 자본 시장 사업에 드문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내달부터 이러한 발표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