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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프트뱅크, 헤지펀드 SB노스스타 '나스닥 고래' 포트폴리오 대부분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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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프트뱅크, 헤지펀드 SB노스스타 '나스닥 고래' 포트폴리오 대부분 청산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관계사인 헤지펀드 SB노스스타(SB Northstar)의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관계사인 헤지펀드 SB노스스타(SB Northstar)의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일본 소프트뱅크는 소위 '나스닥 고래' 딜로 인해 약 60억 달러에서 70억 달러(약 7조3200억~8조5400억 원)의 손실을 입은 관계사 헤지펀드 SB노스스타(SB Northstar)의 투자 자산을 결국 대부분 청산했다.

3일(현지시간) 한 외신에 따르면 SB노스스타의 투자운용회사인 SB매니지먼트(SB Management)가 지난해 말 SB노스스타의 투자 자산은 겨우 10억 달러(약 1조2200억 원) 어치 정도의 미국 상장주식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170억 달러(약 20조7400억 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2020년 소프트뱅크의 1000억 달러(약 122조 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비전펀드'의 수장 라지브 미스라가 헤지펀드 스타일의 자(子)펀드를 설정했다. 사무실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나 반려견 산책 애플리케이션 회사 왝 등에 대한 투자 실패로 인해 라지브 미스라가 본연의 사업은 뒤로하고 헤지펀드를 통해 단기 실적을 올리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투자 펀드가 'SB 노스스타'였고, 그 당시 라지브 미스라가 도이체방크에서 근무할 때부터 측근이었던 같은 인도 출신의 악샤이 나헤타(Akshay Naheta)를 투자 책임자로 영입했다.

2020년 여름은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주가는 그 어느 때보다 급등세를 이어갔다. 지수와 개별 주식 가릴 것 없이 콜 옵션 매수세가 폭증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 SB노스스타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테슬라 등 나스닥 주요 기술주 관련 콜옵션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콜옵션은 해당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사들일 권리를 뜻한다. 주가가 오를수록 콜옵션의 가치가 상승하는 구조다. 거래 구조상 레버리지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해당 콜옵션을 통한 투자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콜옵션 같은 파생상품은 속성상 투자원금 대비 수익도 크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연못 속 고래가 자칫 실수할 경우 연못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20년 9월 막대한 규모의 기술주 콜 옵션을 매수해 시장에서 '나스닥 고래(Nasdaq Whale)'로 불리던 세력이 소프트뱅크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에 파생상품 거래로만 56억 달러(약 6조8300억 원) 정도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SB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투자 자산의 대부분도 같은 기간 청산됐으며 여기에는 제약회사 로슈(Roche Holding AG)에 대한 50억 달러(약 6조1000억 원)의 투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SB노스스타의 얼마 남지 않은 나머지 투자자산은 소프트뱅크그룹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의 실적 발표 때, 손정의 소프트뱅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SB노스스타의 펀드 운용과 포트폴리오를 대폭 축소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SB노스스타의 투자 책임자인 악샤이 나헤타도 지난달 31일 회사를 떠났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