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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과 GA업계의 ‘보험설계사’ 쟁탈전 심화로 GA업계가 일부 보험 상품에 대해 ‘보이콧’(거래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형 보험사들이 영업력 강화를 위해 파격적 조건으로 GA인력을 빨아들이자 GA업계는 ‘불공정 거래’라며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GA의 '보이콧'에 대형 보험사들은 결국 백기를 들고 인력 스카우트 관련 자정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최근 업계 경쟁이 과열되자 자정 노력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이날 한국보험대리점협회에 따르면 20일 오후 대형 GA들이 참석하는 ‘보험대리점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위한 자율협약식’이 열린다. 이날 협약식은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을 위해 마련했다. 과도한 설계사 스카우트 예방을 위해 설계사 신규 도입 시 제공하는 정착지원금에 ‘1200%룰’을 적용하고 스카우트 관련 허위·과장광고를 금지한 것이 핵심이다. 1200%룰은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초년도 모집 수수료가 월납 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제다.
협약식에는 설계사 1000명 이상 대형 GA 40개 정도가 참석 예정이다. 협회 회원사는 아니지만,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삼성생명금융서비스도 자율협약 참여를 확정했다. 자회사형 GA들은 당초 이번 협약식 참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대형 GA들이 한화생명의 보험 상품에 대해 ‘보이콧’을 예고하면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형 보험사들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지원금을 내세우며 GA인력을 마구잡이로 흡수해 왔다. 설계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영업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달 초 자회사형 GA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출범시킨 AIA생명의 경우 직전 연봉의 최대 200%가량을 준다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AIA생명은 공태식 리치앤코(현 굿리치) 부사장을 AIA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로 영입했는데, 공 대표의 이직과 맞물려 300명가량의 설계사가 리치앤코를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자회사형 GA 중 설계사 규모는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2만1307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삼성생명이 설립한 삼성생명금융서비스 1950명, 흥국생명의 HK금융파트너스 1300명, KB라이프생명의 KB라이프파트너스 역시 1440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 상품 보이콧에 더해 이번 자율협약식이 마련된 계기도 위기를 느낀 GA들의 견제 움직임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GA 설립이 난립하면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매회사 간 경쟁 심화로 인해 GA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설계사들의 잦은 이동으로 ‘불완전 판매’가 성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회사형 GA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설계사 영입 경쟁을 벌이면서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된 상황”이라면서 “과도한 설계사 인력 충원과 설계사들의 잦은 이동은 불완전판매나 승환계약(보험 갈아타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