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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58)] "넘버원보다 주인공이 중요한 이유"…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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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58)] "넘버원보다 주인공이 중요한 이유"…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

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
입시철이 다가오면서 쌀쌀한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진다. 많은 청춘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거나 좌절의 쓰라림을 맛볼 것이다.

승리에 도취된 자들은 인생의 다음 단계의 도전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면 실패의 쓴맛을 본 자들은 다음 도전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승리한 자들은 방심하기 쉽고, 실패한 자들은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각성을 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누구나 넘버원을 꿈꾼다. 넘버원은 성공과 권력의 상징이며, 주인공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다.

특히 영화 <친구>에서의 "내가 니 시다바리가"라는 대사는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주인공인 용구는 친구인 상필을 넘버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에는 상필을 죽이고 자신이 넘버원이 된다. 이 과정에서 용구는 많은 고통과 죄책감을 겪게 된다.

이처럼 주인공이 넘버원이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넘버원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때로는 타락하고 파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넘버원이 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넘버원이 되는 것은 개인적인 성공일 뿐이지만, 주인공이 되는 것은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단순히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이다.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넘버원이 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더 큰 보람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이익만을 바라보고 출세나 영달을 위해 살아가는 세속적인 기준의 넘버원이 아니라, 남을 위해 헌신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잘되려는 이유가 남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넘버원이자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이다.

최근 의대 입시광풍이 불고 있다. 학부모든, 학생이든 의사가 되려는 이유가 자신을 위한 것이지 인술을 베풀기 위해서라는 취지의 기사나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특히나 의사라는 직업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그런데 우선 자신을 생각해서 의사가 되겠다고 인식하는 것은 정말이지 위험한 생각이다.

특히 환자의 건강과 회복은 정신력이 많이 좌우한다고 본다. 예를 들자면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을 때는 병을 그냥 모르고 지나치고 살아온 사람들이 우연한 계기로 병이 검진으로 확인되면 멘탈이 약해져서 악화일로로 가게 되는 사례는 무수히 봐왔다.

반면 병원에서 포기한 중병을 명상, 자연치유력, 면역강화요법 등으로 치유되었다는 사례도 많다. 이처럼 회복을 위해서는 정신적인 안정과 사랑의 손길이 중요하다. 의사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환자들을 대하냐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다.

의사에게 있어서 지식만 있고 환자에 대한 사랑이 결여되는 것은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과 새우깡에 새우가 없는 것과 같다. 잘 팔리기는 하겠지만, 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에서는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고 진정한 의사상을 보여주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 같다.

주인공 이노는 의료 분야 종사자이지만 영업사원이다. 시골마을에서 병원까지는 두 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급한 상황에서 짧은 의료 지식으로 도움을 주게 된다. 그 도움은 우연히 치료가 되어 버리면서, 이노는 본의 아니게 의사 역할을 하게 된다.

의사 자격증은 없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마을 진료소에 남게 된다. 그를 도와주는 간호사와 신출내기 의사도 등장한다. 정식 의사는 아니지만, 고쳐주고 싶은 마음만은 진심이었던 주인공은 가짜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병을 연구하고 환자와 그 가족을 더 정성스럽게 사랑의 마음으로 대한다.

말기암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수술보다는 가족의 뜻대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한다. 대도시에서 진짜 의사로 일하는 자식을 둔 환자를 도와주려다가 그로부터 의심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다 부모를 찾아오는 자식보다는 환자 입장에서는 지극정성으로 자신을 고치려고 애쓰는 가짜 의사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MBC C&I의 김흥도 감독은 이 영화는 한국적인 감성에서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서양의학만을 정통이라고 신봉해왔다. 그중에서도 어느 일류 대학 의대인지 아닌지 지나치게 따져본다.

서양의학 역시 치유에 있어서 환자의 정신적인 측면은 수술이나 약보다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일본은 서양의학 뿐만 아니라 정신의학을 위시한 대체 의학을 한국보다 광범위하게 인정한다.

진짜 의사님들은, 인간은 정서의 지배를 받는 영적인 존재임을 더욱 명심해야 한다고 본다.

김흥도 감독은 지인 중에 성형외과 전공인 분이 계신다. 그는 요즘은 골치아픈 병원일보다는 가르치는 것이 직업이라고 의외의 농담 같은 진담을 들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비인기 진료과목이 되어버린 생명을 구하는 일과 직결된 전공의 선후배들에게 쌍꺼풀 수술 등 미용 성형 수술을 가르치는 과외를 하면서 버는 수입이 더 크다고 한다. 많은 의사들이 자신만을 위한 삶으로 가려고 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고, '너만 잘되면 된다'라고 교육한 한국 부모들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한국 사회의 어느 분야나 그렇지 않은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이를 해하는 행위가 증가하는 경향에 우려를 표한다. 경찰의 음주나 마약 관련 범죄, 교사에 의한 학생 성추행 사건 등은 이제 흔한 뉴스가 되었다. 기자들이 이러한 뉴스를 조회수 증가를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개인의 이기심이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료계에서 의사 수를 늘림에도 불구하고 이기심이 강한 의사들이 배출되는 것은 사회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는 오히려 독선적이고 오만한 태도로 다른 구성원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정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본 사회 역시 이기주의 경향이 만연하지만, 적어도 영화와 같은 문화 콘텐츠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경종을 울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은 태어나자마자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교육을 한다. 이를 메이와쿠 교육이라고 한다. 메이와쿠는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먼저 배려하는 정신을 의미한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은 적을 만들지 않고,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한국 부모들은 자식에게 '너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교육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남을 배려하기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태도를 조장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한국을 영구종속시키기 위해 개인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교육을 했다. 이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을 조장하는 것이었다.

정치적 음모론을 떠나서, 남을 먼저 배려하고 생각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궁극적으로 맞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사회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