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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석면 피해자 1만 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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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석면 피해자 1만 명 넘었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 일본에서 석면 피해 인정 업무를 수행하는 독립행정법인 '환경 재생 보전기구'에 따르면, 석면 피해자와 유족에게 요양비 등을 지급하는 환경성의 구제제도로, 석면을 사용하는 공장 주변의 주민과 산재 미인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제 인정자가 올들어 누계 1만 명을 넘어섰다. 체내의 잠복기간이 수십년에 미치는 석면 피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5년 6월 기계 메이커 '구보타'의 구공장(兵庫県尼崎市) 주변에서 다수의 주민 피해가 발견되어, '구보타 쇼크'라고 불린다. 이 문제를 계기로 2006년 3월 제정된 '석면 건강 피해 구제법'에 의해, 기존의 법률에서 보상받은 공장 노동자들의 산재 인정자와는 별도로 새로운 피해가 발생하였다.
환경성에 의한 구제 대상자는 어디에서 ​​석면을 흡입했는지 석면과의 관련이 불분명하거나 석면 관련 경력이 있어도 충분히 증명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환자와 유족으로부터 제출받은 진단서 등 의학적 자료를 병리 전문가가 심사하여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인정되면 한 달에 약 10만 엔(약 93만2000원)의 요양 수당과 의료비, 유족에게는 특별 유족 조위금 등 약 300만 엔(약 2796만 원)이 지급된다.

2006~2014년에 1만3912건의 구제 신청이 있었다. 석면 특유의 암 '중피종 (中皮腫)'이 발병한 8539명, 폐암 1303명 등 총 9968명을 인정했다. 수도권, 아이치현(愛知県), 오사카부(大阪府), 효고현(兵庫県), 후쿠오카현(福岡県) 등 산업이 집적한 도시지역에서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월에 1만 명을 돌파했는데, 확정치는 3월에 공표된다.

2012년도까지의 인정자를 대상으로 한 기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45%는 석면 관련의 직업 경력이 없었다. 많은 사람은 공장 밖에 날아다니는 석면을 흡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주변 주민으로 보이며, 석면을 사용한 건물에서 일한 사람도 있다. 나머지 55%는 직업 경력이 있다고 답변했다.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산재 인정에서 누락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석면 피해가 인정된 것은 환경성의 인정자와 후생노동성 소관의 산재 인정자들을 더하면 적어도 2만 명을 상회한다.

석면은 2006년에 제조·사용이 원칙적으로 전면 금지되었지만, 잠복기간이 길기 때문에 앞으로도 발병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피종 사망자는 2000년부터 40년간 1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하는 무라야마 타케히코(村山武彦) 전 와세다대 교수(현 東京工業大 교수) 등의 그룹이 2002년에 추산한 결과도 있다.

중피종의 잠복기간은 20~50년, 석면으로 인한 폐암은 15~40년으로 모두 석면 흡입 후 장기간에 걸쳐 체내에 잠복하고 있다.
내열성과 보온성이 높은 석면은 1970~1990년대에 건축재료 등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지만, 1995년부터 통계조사하고 있는 중피종 사망자는 시간 차이를 두고 급증하고 있다. 환경성은 2022년경까지 매년 1000~1500명 규모로 추이할 것으로 예측했다. 폐암 사망자의 전모는 불명확하지만, 중피종의 1~2배라고 한다.

문제는 석면의 흡입에 의해 발병·사망해도 인과 관계가 파악되지 않아서 상당한 사람이 구제받지 못하는 것이다. 흡연 등 복수의 병인이 얽혀 있는 폐암은 진단이 어렵고, 석면 피해가 간과되기 쉽다.

환자 단체와 의사, 연구자들로 구성된 '석면대책 전국 연락회의'는 공적 구제·보상에서 누락된 사람은 중피종으로 사망한 사람 전체의 약 40%, 사망자수를 중피종의 2배로 상정한 폐암은 8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루야(古谷杉郎) 사무국장은 "석면 특유의 병을 알지 못하면, 원인을 몰라서 신청까지 할 수 없다. 구제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철저하게 알 필요가 있다. 앞으로 석면이 사용된 건물의 해체가 피크를 맞이한다. 그 때 석면이 날아 흩어지면, 새로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용어 해설

석면 피해: 석면은 섬유상의 광물을 총칭하는데, 흡입하면 폐를 감싸는 흉막 등에 생기는 중피종이나 폐암을 일으킨다. 중피종은 낮은 농도의 흡입으로도 발병하기 때문에 석면 관련 직업 경력이 없는 주민 피해도 많이 보인다. 일본 환경성의 구제 제도에는 중피종과 폐암 이외에 석면폐, 비만성 흉막비후(胸膜肥厚)의 4질병이 석면에서 유래하는 질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석면의 제조 공장과 조선, 건설 현장 등의 노동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의료용 고무장갑의 재생 작업과 마대 재활용업 등 석면 관련 산업의 주변에서도 피해가 발견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