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속에서 '간이 부었다' 혹은 '간에 기별도 안 간다', '담(쓸개; 담즙낭으로서 간에 붙어있어 간의 일부라고 생각)이 크다' 등 간과 관련된 여러 구어적 표현이나 속담들도 흔히 쓰일 만큼 간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매년 약 200만 명이 간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연간 전체 사망자 중 약 3.5%를 차지한다.
이 중 100만명은 간경변증 합병증 때문이라고 한다. 간경변증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11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이다. 이로 인한 사망률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성 간질환은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1기 염증에서 2기 간 섬유증, 3기 간경변증, 4기 말기 간 질환(ESLD; End-stage liver disease) 또는 간암까지 네 단계로 구분된다.
말기로 진행되면 황달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간의 병변은 점점 심화된다. 그러나 일단 손상된 간을 완전히 원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말기 간 질환 환자들에게 현존하는 최선의 치료법인은 간이식(OLT; orthotropic liver transplantation)이다.
동물과 사람에서 진행된 만성 간 질환 연구는 수 없이 많다. 사람에서만 160여 건의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만성 간 질환의 치료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의 건강 상태는 활동성과 에너지 수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간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글리코젠(Glycogen) 저장이다. 글리코젠은 글루코스(Glucose)가 몇 개 붙은 다당류에 해당하는데, 글루코스로 분해돼 혈당이 낮아질 때 혈당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간 외에도 골격근에도 글리코젠이 저장되지만, 간에 저장되는 양이 월등히 많다. 지구력과 인내심이 강한 사람은 간이 크고 건강해 저장되어있는 글리코젠도 많을 가능성이 있다.
1976년 인간 간세포 이식의 첫 사례 이후 줄기세포의 잠재적 기능과 역할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 연구 분야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의 효과를 명학하게 입증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Clinicaltrials에서 “간 질환과 줄기세포”, “줄기세포 간치료” 등의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말기 간 질환, 간암, 그리고 다양한 간 질환의 치료에 줄기세포를 사용한 임상사례가 총 75건이 확인되었다.
줄기세포 치료는 단백질 생산을 촉진하고 유해한 성분을 감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간경화나 간섬유화와 같은 심각한 간 질환에 사용해 이식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큰 기대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줄기세포 배양기술의 한계, 배양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의료진의 경험 부족 등 여러 장애물을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줄기세포 치료의 메커니즘은 동물 모델을 통해 규명됐다. 이러한 원리는 인간에서도 유사하게 작용할 것으로 간주된다.
줄기세포 치료가 간 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줄기세포가 손상된 세포를 대체하기 위한 기능성 세포로 분화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줄기세포가 간 조직의 상주 전구세포 증식을 촉진하거나 성숙을 도와주는 생리 활성 인자 및 염증 진행을 조절하는 면역 조절 인자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 중 첫 번째 단계는 줄기세포가 직접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실제로 몇 주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 방식만으로는 간의 기능을 완전히 지원하거나 복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줄기세포를 통해 우리 몸의 자체 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줄기세포 치료에서 더 탁월하고 효율적인 접근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자체 기질 세포가 완전히 소진되기 전에 시도해야 한다. 심각한 경우에는 간이식이 필수적이다.
급성 신부전 및 전신 자가면역질환에 걸렸을 때 간과 심장의 기능이 저하돼 치사율이 50%가 넘는 DRESS증후군에 걸린 적 있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면서 수액만으로 에너지원을 보충해 몸무게가 90kg에서 45kg로 급감했다.
몸무게가 절반 이상 줄면서 근육과 간의 손실을 경험했다. 혈액 속의 글루코스가 부족하면 저장된 글리코젠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 근육과 간이 먼저 작아지게 된다.
전신마비 상태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면서 마지막 끈은 줄기세포 치료였다.

그러나 대학 병원에서는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없어 퇴원 후 아내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줄기세포를 정맥에 주입했다.
매주 정맥에 주입되는 줄기세포의 수는 1회에 수천 만개에서 1억개가 넘을 때도 있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배양한 세포 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주사기에 담긴 용량과 혼탁도를 보고 세포수에 대해 가늠할 수 있도록 세포 사진을 올린다.
사진을 보면 주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포의 농축 바이오매스(Bio-mass)만 1.3㏄에 달했다.
물론 혈액, 골수 유래 단핵구는 이보다 좀 묽을 수 있다. 그러나 간의 실질을 재생하려면 사진과 같이 세포질이 많을 수록 유리하다.
아쉽게도 치료 전후의 비교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의 상태는 양호했다.
수 십년 동안 음주를 해왔지만 지방간도 전혀 없고 섬유화도 진행되지 않았다. 간 기능 검사 결과 AST/ALT도 각각 20~30 정도 수준이었다. 음주 경험으로 인해 ALT가 50~60은 될 줄 알았는데 놀라운 수준이었다.
섬유성 질환에서는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특정 물질들이 세포외 기질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유성 질환의 경우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MMP) 및 메탈로프로테이나제의 조직 억제제(TIMP)와 같은 줄기 세포에 의해 분비되는 엑소좀, 세포외 낭포를 통해 퍼지고, 세포외 기질(ECM)이 리모델링 매개체가 되어 섬유증 반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22년에 "Stem Cells Translational Medicine" 저널에 발표된 논문은 줄기세포 치료에 관한 상세한 분석을 제공한다.
줄기세포 치료는 동물 실험에서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실제 임상 치료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줄기세포를 주입하지 않은 경우와 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발표되었다.
한국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 사이에 아무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차이는 치료의 기간, 횟수, 방법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발생한다. 필자의 경우 한 달에 몇 번씩 수천만에서 수 억 개의 부착성으로 배양된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사하고 있다.
논문과 다른 점은 간혹 중재시술을 통해 간동맥에 주사해 도달율을 높이는 경우와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치료 기간이 길다는 것, 부착성 세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22년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만성 간 질환 치료에 필요한 줄기세포의 수량에 대해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간 조직을 재생하기 위해 최소 1㎏당 100만 개, 최대 1인당 약 5000억개의 줄기세포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이런 추정치는 간의 세포 구조 특성을 기반으로 모든 간 세포가 줄기세포로 이루어진다고 간주해 계산한 것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한 환자에게 5천억 개의 세포를 투여하기 위해서는 1억 개의 세포를 5천번 주사해야 한다.
세포가 잘 자라는 경우 1년 동안 1회당 1억 개의 세포를 50번 주사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이렇게 계산하면, 간을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선 약 100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간 치료에 있어서는 세포수가 많을수록 좋다(다다익선·多多益善)는 것을 시사한다.

필자는 20년 동안 스스로 줄기세포 치료를 해왔다. 2015년부터 현재의 입체 배양을 개발해 보다 손쉬운 배양이 가능해졌다. 1년은 죽다 살아난 경험을 했고 마비의 회복에 3~4년 정도의 시간을 소요했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문제는 없다는 점이다.
정맥 주사의 장점은 타인의 세포가 환자의 몸에 적응되어 1달 이상 서서이 퍼져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타인의 세포, 특히 젊은 세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소 주사에서는 환자 자신의 세포가 필요하다. 밀도 높게 간동맥에 주사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세포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간은 특히 면역 반응이 약한 장기 중 하나다. 질긴 단백질 기질 조직이 별로 없고, 가장 심각한 미세 혈관 분포도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인의 세포가 반복적으로 투입될 경우 방어를 위해 과잉 감작되어 의도했던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다. 그러므로 간 질환에서 타인의 세포를 활용하는 것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국제적으로도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한국의 인력을 활용해 줄기세포 배양 센터 건립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줄기세포 관련 규제와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최근 자가세포 배양에 대한 등급을 낮추는 등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줄기세포 치룔를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줄기세포는 긴 치료기간과 과정을 필요로 하지만 기존의 치료와 병행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필자는 줄기세포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를 시행하기 위한 법적 장벽, 의료계의 부족한 인식, 높은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간이식과 줄기세포 치료를 동시에 진행할 경우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현재의 규제와 체계 상에서는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규제개혁 정부회의나 공청회장에서도 의사를 찾아보기 힘들어 줄기세포 치료는 오로지 제약과 관련된 측면에서만 논의되고 있다.
현재 방법이나 시세를 고려할 때 간과 같이 큰 장기의 치료에는 최대 5천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가의 치료비로 형성된다면 제약 회사와 환자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결론적으로 간은 우리 몸의 핵심적인 장기 중 하나로 질병에 걸리면 치료가 어렵다.
최근 연구에서는 1억개 이상의 세포를 줄기세포 정맥 주사나 간동맥 주사 등을 통해 간의 기능 손실을 일부 보완하거나 복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말기 간 질환의 경우 간이식 등의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