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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경영 명과 암] '삼천당제약' 기업 성장과 수직적 지배구조 사이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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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경영 명과 암] '삼천당제약' 기업 성장과 수직적 지배구조 사이에 서다

비상장사 활용한 승계 구조…오너 일가 지배력 강화
글로벌 ESG경영 흐름 속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과제
국내 제약 산업은 신약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는 많은 예산이투입되는 만큼 오너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내의 목소리다. 하지만 산업계의 오랜 숙제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 분리다. 오너 일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결여로 발생하는 문제가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기로에 서 있는 국내 제약사들, 오너 경영의 명과 암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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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삼천당제약은 안과용 점안제를 중심으로 전문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다. 2024년 기준 안과용 점안제 매출은 하메론이 12.58%이며 티어린프리(3.53%) 등 주요 제품과 기타 제품을 포함해 전체 매출의 57.11%가 안과 질환 치료제다. 안과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사업 기반을 다져온 것이다.

올해 들어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개발과 라이선스 계약을 계기로 증권가에서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 에스파’와 계약을 발표한 후 삼천당제약 주가가 급등하면서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의 자산도 크게 늘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1월 윤 회장의 순자산을 약 3조 원대로 추산한 바 있다. 하지만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관련 라이선스 계약 규모를 두고 공시 금액과 삼천당제약의 설명 간 차이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천당제약 오너 일가 계열사 연결 구조]

삼천당제약의 지배구조. 그래픽=황소원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천당제약의 지배구조. 그래픽=황소원 기자

삼천당제약은 오너 일가 중심의 계열사를 통해 그룹 전체를 장악하는 구조로 돼 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윤 회장의 장남 윤희제 인산엠티에스 대표가 있다. 윤 대표의 개인 회사 인산엠티에스와 중간 지주사 ‘소화’를 지나 삼천당제약과 ‘옵투스제약’으로 이뤄진 구조다.

그룹 내 지배구조의 시작은 윤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인산엠티에스다. 또 인산엠티에스는 소화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오너 일가가 소화 지분을 전부 통제할 수 있는 구조로 인해 그룹 내 지배력을 굳건히 하고 있다. 소화는 의약품 유통과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기업이나 삼천당제약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서는 계열사 간 관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화의 지분은 윤대인 회장(56.52%)과 인산엠티에스(43.48%)가 각각 보유하고 있어 오너 일가가 100% 지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천당제약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삼천당제약은 최대주주인 소화(30.69%)와 윤 회장(0.1%), 장녀 윤은화 씨(3.41%), 사위 전인석 대표(3.41%) 등 오너일가의 합산 지분율은 37.61%에 이른다. 더불어 삼천당제약은 안과용제 전문 제조사 옵투스제약의 지분 39.4%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다. 상장사인 옵투스제약은 그룹 내에서 실제 제조와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삼천당제약 지배구조의 핵심인 소화는 지난 2024년 유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1억8000만 원에서 1억1500만 원으로 줄였다. 또 장남 윤 대표를 중심으로 인산엠티에스와 소화, 삼천당제약, 옵투스제약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더욱 공고히 했다. 사위를 전문경영인으로 배치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면서 그룹 내 지배 구조를 확립했다.

최근 제약업계가 ESG 경영과 지배구조 투명화를 글로벌 기준으로 삼고 있는 흐름에서 볼 때, 삼천당제약의 수직계열화 구조는 시대가 원하는 요구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비상장사를 활용한 승계 목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 같은 재무 설계는 경영권 승계에는 유리할 순 있어도 시장이 기대하는 투명성 확보는 여전히 남겨진 과제다. 삼천당제약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제네릭 시장에서 의약품의 파급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경영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지주사 체제 전환과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에 대해 삼천당제약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