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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고민 생기면 거꾸로 뒤집어 보고 엉뚱하게 맞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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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생기면 거꾸로 뒤집어 보고 엉뚱하게 맞서보자

[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4)] 역설의 미학
[글로벌이코노믹=김종두 대구 심인고등학교 교사] 우리는 종종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고민하곤 합니다. 아무리 애를 쓰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도 풀리기는커녕 더 엉킬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한 발 물러서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요? 오쿠다 히데오가 지은 <공중그네>는 출구가 막힌 답답한 삶의 질곡을 웃음과 역설로 시원하게 뚫어 우리에게 넉넉한 삶의 자리를 베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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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 중간 보스,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추락하여 애만 태우고 있는 베테랑 곡예사, 스승이자 병원 원장인 장인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 이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의 전문가들입니다. 이렇게 특별한 사람들도 심각한 고민거리를 갖고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것을 보고 저는 큰 위안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심각한 환자들에게 딴청 부리며 엉뚱한 처방만 내놓는 엽기적인 정신과 의사 이라부, 그의 표정을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보가 터질 것 같습니다. 그는 갈등과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역설적인 방법으로 재미있게 제시해줍니다.

저는 27년간 교직 생활을 하면서 여러 유형의 학생들을 경험했습니다. 그 중에서는 입학할 때에는 말을 잘 듣다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뻗대며 따라오지 않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지도해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역설적인 방법으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문제 행동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원인을 살폈으며, 단점을 지적하는 대신 장점을 찾아 칭찬해주었습니다. 또 상처가 깊은 학생들에게는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마음 근육을 키워주었습니다. 그렇게 이끌어주었더니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고쳐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거기에 집착하게 되지요. 그런데 그 집착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제 심각한 고민거리가 생기면, 이 책에 나오는 이라부와 마유미처럼 거꾸로 뒤집어 보고 엉뚱하게 맞서보면 어떨까요?
- 『공중 그네』,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05.

2014년 3월 7일(금)

이젠, 읽을 때!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대구회장 김종두

심인고등학교 교사 mask9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