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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 시리얼' 재활용 동서식품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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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 시리얼' 재활용 동서식품 어떤 회사?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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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빌딩
동서식품이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 제품을 재활용해 판매한 사실이 확인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도대체 동서가 어떤 회사인지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13일 SBS 8시 뉴스는 "동서식품이 대장균이나 곰팡이에 오염된 불량 제품을 새로 나온 제품과 섞어 판매를 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방송된 뉴스에서 동서식품 내부 제보자는 "출고 직전 품질 검사에서 대장균이나 곰팡이 같은 불량이 나온 제품을 다시 생산 라인으로 되돌려 살균을 해서 내 보낸다"며 "이 중의 일부는 새로 나온 제품과 섞기도 하는데, 불량 판정을 받고 두어 달이 지난 뒤에 이런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다이어트 시리얼로 알려진 다른 제품에서도 대장균이 발생하자 새로 만들어지는 시리얼에 불량품을 10%씩 투입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적힌 공장 작업일지도 입수해 보도했다.
한편 재계에 따르면 동서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지주회사 격인 동서를 중심으로 8개의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다.

동서는 계열사 동서식품 50%, 동서유지(주) 48%, 동서물산(주) 62.5%, (주)성제개발 43.9%, (주)대성기계 48%, 동서실업유한공사 100%, 동서음료 1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동서는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회장이, 동서식품은 차남 김석수 회장이 맡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동서 지분은 각각 23.78%, 20.15%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성제개발은 전체 매출의 90% 정도를 계열사 일감을 통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제개발의 대주주는 동서다. 김상헌 회장의 아들인 김종희 상무가 32.9%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의 상당 부분도 김 회장 일가 소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상무가 성제개발 대주주로 올라 선 시점은 지난 2010년. 김 회장이 김 상무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부터다. 이 때부터 성제개발의 계열사 일감 수주도 늘었다.

2007~2009년 당시 성제개발의 동서계열사 매출은 6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0년에는 120여 억원, 2011년에는 180억원에 육박했다. 성제개발 매출액 189억원 중 177억원이 동서, 동서식품 등 관계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아들 김 상무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김 상무는 2011년 2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동서 주식을 100억원 넘게 매입하면서 편법승계 의혹도 떠안게 됐다. 일감을 몰아주면 회사 수익이 올라가고 이에 따른 배당금도 아들과 오너 일가의 몫이 돼 ‘실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4월 동서와 동서식품 등 동서그룹에 조사요원을 투입,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기상헌 회장과 김종희 상무간 지분증여 과정이 조사 대상. 성제개발의 내부거래 급증 과정과 자금흐름 등을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일감몰아주기 및 편법 증여 논란이 돼왔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 세무조사다. 해당 조사에 담긴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얘기다.

성제개발 뿐만이 아니다. 동서유지와 동서물산의 내부거래 비중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동서유지는 매출의 90% 이상이 ‘집안’에서 나온 일감으로 올렸다. 동서물산의 경우 동서식품 물량이 사실상 전부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 안경호 동서식품 홍보실장은 “어디 우리만 그랬냐(일감 몰아주기 때문에 문제가 됐냐)”며 “다른데도 마찬가지지만 관련해서 (국세청 등) 여기 저기서 혼나고 그랬다”고 말했다.

/조창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