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석의 신살(神殺)로 풀어보는 세상이야기(6)]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나 나올법한, 은혜모르는 호랑이에게 물리는 그런 뉴스가 보도되었다. “12일 오후 2시45분께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에서 사육사 김모(53)씨가 사자에 물려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2015. 2.12일자]
해외토픽이 아니다.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해진 2013년 11월 발생했던 '서울대공원 호랑이 사육사 습격 사고'에 이어 15개월 만에 또 다시 맹수(猛獸)에 의한 동물원 사육사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제는 동물원이나 TV에서나 볼 수 있는 호랑이의 위험을 다시금 실감하는 사건이다. 먹여주고 보살펴주는 아빠와 같은 사육사를 습격하다니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보던 은혜모르는 호랑이의 후손이었나 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호랑이는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은 아니다. 그들의 원시성은 언제나 우리에게 두려움을 준 사건이었다.
과거 조선시대에만 해도 백호대살(白虎大煞)은 대단히 설득력 있는 신살 중 하나였다. 주택지와 비주택지의 경계가 지금보다 확실했던 과거에 호랑이와 같은 맹수의 공격은 당사자의 수명(壽命)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가장 흉한 예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오면서 백호대살이 주의시키는 예언적 효력의 시대적 설득력은 좀 아니올씨다로 여겨질 수 있지만 다음의 기사를 살펴보자.
“20일 오전 0시 35분께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리 88고속도로 동고령나들목 부근에서 고령 방향으로 달리던 SM3 승용차와 대구 방향으로 달리던 무쏘 승용차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SM3 승용차 운전자와 탑승자 등 2명이 숨지고 무쏘 승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김모(45·여)씨 등 4명이 경상을 입었다.
19일 낮 12시 30분께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 적석리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방향에서 혼다 승용차(운전자 정모·40) 등 차량 4대가 연쇄 추돌해 11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오전 0시 32분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원통리 어두원 사거리 인근 44번 국도에서 속초 방향으로 가던 아반떼 승용차(운전자 김모·20)가 앞서 가던 제설용 트럭을 들이받았다.”[2015. 2.21자 글로벌이코노믹 기사]
수 분(分)안에도 축지법 보다 더 멀리 이동시켜주는 교통수단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해주었다는 표현은 오히려 너무나도 서툰 언사인 것 같다. 어쩌면 자동차 등의 교통수단으로 인해 별에서 지구로 살러온 우주인이 보더라도 우리는 별만큼이나 빠른 속도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야 호랑이와 같은 맹수의 공격에 손 놓고 당하던 입장이지만, 요즘은 멋진 뱅갈 호랑이보다 더 삐까번쩍한 위용을 자랑하는 자동차의 공격에 귀한 목숨과 건강을 잃는 예로 대체하여 백호대살을 논한다. 즉 교통사고나 돌연 사고에 의한 흉한 운명이 닥칠 때 백호대살이 작용했다고 추론하는 것이다.
백호대살은 갑진(甲辰), 을미(乙未), 병술(丙戌), 정축(丁丑), 무진(戊辰), 임술(壬戌), 계축(癸丑)의 일곱 간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태어난 해, 월, 일, 시에 어디에 있어도 해당되는 어머무시한 신살이다. 1973년생 독자분들이 계축년(癸丑年)에 출생하였으니 우선 백호대살해에 해당된다. 물론 1973년에 출생한 모든 사람이 백호대살에 해당되는 흉운을 당하는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좋지만 만약, 백호대살 글자가 월에 있다면 부모님 중 어느 분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나 혈광사가 있었다고 해석하며, 만일 일에 있다면 자신이나 배우자가 그런 흉한 일을 당할 수 있으며, 시에 있다면 자녀가 그런 횡폭한 일을 당할 수 있으니 길을 다닐 때 조심하라고 당부해야 한다.
자동차나 비행기, 선박이나 자전거, 오토바이 등 모든 탈거리에 대한 사고수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노상(路上)에서의 변괴스러운 사고도 해당된다. 며칠 전 용산의 도로변 추락사건이나 판교 맨홀 추락사건도 백호대살의 영향력이라 볼 수 있다.
백호대살은 흉한 사고를 예보하는 흉살이지만, 이 신살을 소유한 남자 주인공은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백수의 왕으로의 풍모를 지닌 그야말로 멋진 상남자의 성격을 지녔다. 그래서인지 마초적인 남성을 흠모하는 여성들에게는 ‘강하고 멋진 오빠’로 남성들 사이에서는 ‘의리의 돌쇠형님’으로 통한다. 185㎝의 훤칠한 키에 누가 보아도 남자다운 근육을 지닌 일명 짐승남인 영화배우 한정수씨가 계축(癸丑), 백호대살해에 태어났으며 부드러움 속에 호랑이 눈빛의 카리스마를 지닌 영화배우 정우성씨 역시 계축년 백호대살에 태어난 것으로 프로필상에 기재되어 있다.
백호대살에 태어난 여성들 역시 싹싹함 속에 위풍당당함을 갖춘 여성들이 많다. 이 여성들이 결혼 후 동네 부녀회장의 여장부로 활약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개성적인 성격배우로 활약 중인 홍지민씨나 예지원씨가 역시 백호대살에 태어난 여배우들이다.
백호대살 주인공들은 건드리지만 않으면 점잖고 포용력 넓은 그야말로 양반이지만, 이들의 자존심의 콧털을 건드린다면 그 뒷감당은 장담할 수 없는 맹호같은 포악자들로 돌변하기도 하니 그들의 주변인인 우리가 알아서 조심하도록 하자.
행복한 사주미래공작소 헤르메스 김미석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