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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숙성된 춤, 농익은 연기로 무세(舞勢)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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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숙성된 춤, 농익은 연기로 무세(舞勢) 확장

[댄스, 댄서(33)] 이미희 한국무용가(서정춤세상 대표 및 예술감독)

정재만 선생에게서 허튼춤 사사

춤의 미학 한 단계 끌어올린 춤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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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 안무의 '달, 천의 얼굴'
이미희(李美姬, Lee Mi Hee)는 1남 1녀 중 장녀로 1975년 12월 7일 서울에서 출생했다. 여덟 살 때 리틀엔젤스 전단지에 나와 있는 부채춤 사진을 보고 부모님을 졸라 열 살 때 리틀엔젤스에 입단, 무용을 시작하게 된다. 성공의 인자를 소지하고 비교적 유복하게 태어난 그녀는 경복초, 선화예중고, 숙명여대 무용과를 거쳐 숙명여대 대학원 석사,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녀의 스승 정재만은 ‘이미희는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로 창작을 제대로 해내는 춤꾼’ ‘끈기가 있고 힘이 있으며 역동적이지만 여성스러운 부드러움도 함께 하는 춤사위 구사를 잘한다’ ‘때론 강렬하고 긴박함을 조였다 푸는 여백마저 있다’ ‘춤의 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이미희의 춤은 카리스마가 있고 맑음 또한 존재한다, 신명과 흥을 적절히 조절해서 쏟아내는 춤의 마술사’라고 신뢰할 수 있는 제자임을 피력했다.

그녀가 꼽는 대표적 스승은 실기 분야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인 숙명여대 고(故) 정재만 교수, 학술 분야로는 박사 지도교수 한양대 김운미 교수를 꼽는다. 그녀에게 정재만은 허튼춤을 유일하게 사사해준 스승이었으며, 그녀는 정재만에게 자신의 맥을 이어갈 책임 있는 전통춤꾼이자 제자로 이십여 년 가까이 안무가로 활동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창작안무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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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 안무의 '달, 천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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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 안무 디지털 댄스 '가상의 얼굴'
이미희는 디지털댄스 시리즈를 통해서 융합연구를 한 춤 박사이자 융합공연의 선두주자로 호평을 받으면서 한국 춤과 기술과의 융합 콘텐츠 개발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녀는 무용계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진취적 무용가이다. 그녀가 가르친 제자들도 성장하여 국립, 시립무용단의 단원으로 많이 포진해 있고, 그녀가 운영하는 ‘서정춤세상’에서 함께 다년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미희는 제3회 드림 앤 비전 페스티발에서 『하얀 종이 속의 장미』(2001)로 안무가로 데뷔를 했다. 그녀는 서울굿의 무구인 오방신장기가 담고 있는 의미를 모티브로 창작한 국립극장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에서 선보였던 『해탈문』(2005)이 호평을 받았고, 이 공연의 결과 2007년 국립극장 주최 한국안무가 페스티벌에서 『거대한 풍경』(2007)을 안무하게 된다.

이미희는 디지털댄스 작업에 매진, 국립국악원 목요상설무대에서 ‘이미희의 변형’ 중 디지털 승무 『기관 없는 신체』(2006)를 시작으로 인터렉티브 댄스 『라이프사이클』(2009)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댄스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서울문화재단 공연예술창작활성화 지원사업 선정작 디지털댄스 『순환 속으로』(2010,2011),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작 디지털댄스 『가상의 얼굴』(2012)이 디지털댄스의 대표작이다. 최신작으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초청작 무용총체극 『달, 천의 얼굴』(2014)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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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 안무 디지털 댄스 '가상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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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 안무 디지털 댄스 '가상의 얼굴'
이미희 대표 안무작은 『해탈문』(2005), ‘이미희의 변형’에서 디지털 승무 『기관 없는 신체』(2006), 인터랙티브 댄스 『라이프사이클』(Lifecycle)(2009), 디지털댄스 『순환 속으로』(In a cycle)(2011), 디지털댄스 『가상의 얼굴』(2012), 『달, 천의 얼굴』을 들 수 있다. 그녀는 제15회 강원무용제 최우수상 수상작 『기세간』(2011)과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 선정작 『보편적 진실』(2012)과 다양한 소품들을 안무해 왔다.

이미희의 대표 안무작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기관 없는 신체』는 질 드뢰즈의 ‘기관 없는 신체’에서 영향을 받아 한국 춤과 연관성을 찾고 한국의 대표적 전통춤 승무와 살풀이춤의 음악을 전자음악으로 변주하여 우리의 춤사위를 창작화한 독무이고 『라이프사이클』은 한국춤과 컴퓨터 음악, 영상과의 인터렉티브 융합공연, 『순환 속으로』는 인터렉티브와 관련된 모든 센서들의 총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들을 활용한 한국춤과 컴퓨터 음악, 영상과의 인터렉티브 융합공연, 『가상의 얼굴』은 기존의 인터렉티브 기술, 미디어설치미술, 영상을 활용한 새로운 탈춤이며, 『달, 천의 얼굴』은 한국의 정서가 담긴 이야기와 음악, 로봇, 최첨단 영상 기술이 융합된 무용 총체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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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 안무 디지털 댄스 '순환 속으로'
이미희 안무 디지털 댄스 '순환 속으로'
이미희 안무 디지털 댄스 '순환 속으로'
이미희는 안무 작업에 들어가기 전 스토리 전개 방식, 구성 등 전체 연출을 먼저 생각한다. 연출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작품이 추구하는 큰 틀에서 객체들의 활용’이며 안무는 ‘한국 춤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정신과 틀이 생겨진 한국창작춤에서의 탈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녀는 전통춤 기본기가 되어 있는 무용수들을 발탁, 그녀의 작품에는 전통춤의 맛과 멋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춤과 인접 장르의 융합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융합공연을 연출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다보니 그녀의 작품에는 실험성과 현장성이 강한 공연이 많다. 그녀는 움직임에만 치중한 작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물리적 요소들 간의 상호소통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안무에 집중된 공연보다 연출에 포커스가 맞춰진 공연이라 타 작가들과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이미희 한국무용가(서정춤세상 대표 및 예술감독)
이미희 한국무용가(서정춤세상 대표 및 예술감독)
그녀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오던 작업들을 계속 꾸준히 발전하여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융합공연을 하는 그녀는 공연 시작 직전에도 내부의 소소한 부분까지 노심초사하며 작품에 심혈을 기울인다. 스승 정재만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을 잃고, 우리에게는 속박을 벗어나 자유를 구가하는 노자와 장자의 춤일진대 그녀는 스승의 ‘허튼춤’을 화두로 두고 춤 전승과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이미희, 그녀는 미개화(半開花)로 젊음의 춤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한다. 정재만의 분신으로 깊은 슬픔이 스쳐간 뒤 그녀가 기억해낸 춤에는 작은 울림과 스토리텔링이 담긴다. 그녀는 바다로 간 코뿔소처럼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그녀의 거울이었던 풍경들을 세상의 풍습에 따라 자신도 거울이 되어야 한다. 찬바람에 일렁이던 계절의 혼미에서 벗어나 자신이 우뚝 서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춤 서사의 숲에는 미희가 산다. 성공과 승리는 그대의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이미희 안무 인터랙티브 댄스 '라이프사이클'이미지 확대보기
이미희 안무 인터랙티브 댄스 '라이프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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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 안무 인터랙티브 댄스 '라이프사이클'
○이미희의 경력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서정춤세상 대표 및 예술감독
정재만 숭무 보존회, 벽사춤보존회 정회원
무용역사기록학회 상임이사. 한국춤협회 이사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 이사. (사)대한민국전통예술전승원 이사
한양대 출강
우리춤연구회 회장 역임
우리춤연구소 연구원
숙명여대, 한양대, 한예종, 경상대, 대전대 강사 역임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한양대 대학원, 경상대 대학원 강사 역임
선화예고, 강원예고 강사 역임
평론가가 뽑은 젊은 무용가 선정(2012)
강원무용제 최우수상(2011)
전국 재인 춤 경연대회 특상(승무)

이미희 안무의 '해탈문'
이미희 안무의 '해탈문'
○ 이미희의 허튼춤 공연 활동

2011 우락, 벽사춤보존회 고금상사, 한국문화의 집(KOUS)- 허튼춤
2012. 춤판팔일, 한국문화의 집(KOUS) - 허튼춤
2012. 렉쳐콘서트 ‘춤을 듣다-정재만의 춤’, 풍류극장 – 입춤, 허튼춤(입춤 초연)
2013. ‘한국춤백년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허튼춤
2014. ‘한국춤백년화’, 부산 미르소극장 - 허튼춤
2014. ‘한국춤백년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허튼춤
2015, 몸의 기억, 국립국악원 우면당- 입춤, 허튼춤, 허튼시나위춤, 허튼살풀이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