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아빠들은 아이들이 개학이건 방학이건 자신의 생활에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이 언제 방학을 하는지, 개학을 하는지 관심조차 없다. 방학을 했어도 아빠들은 여전한 야근과 술자리로 아이들 얼굴조차 보기 힘들고, 주말이면 피로를 풀기 위해 침대와 TV만을 벗 삼는다. 이쯤이면 각박한 생활 속에서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우리네 아빠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나 하냐고 항변을 쏟아 붓고 싶을 것이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사이에서 늘 줄타기하듯 분주하게 살고 있는 나로서는 직장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주말이면 침대에 쓰러져서 잠만 자고 싶은 작은 소망이 얼마나 절실한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휴일이면 억지로 끌려나와 놀이공원 벤치나 마트의 플레이타임 벤치 기둥에 기대어 잠자고 있는 피곤한 아빠들의 모습이 누구보다 안타깝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월급통장에 찍히는 급여의 숫자로만 남았는지도 모른다. 몇 십년동안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하지만 가족 중 누구도 아버지의 희생에 대해 감사하지 않는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에게는 성장 과정에서 느꼈던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만 남아있으며, 아내에게는 육아와 가정생활에 소홀했던 남편에 대한 서운함만이 남아 있다.
자녀들을 최고의 창의 인재로 길러내며 가족들의 가장 큰 존경을 받고 있는 유대인 아버지들의 교육법은 어떨까? 유대인 아버지들은 그들의 안식일인 금요일 해가 진후부터 토요일 해지기 전까지는 온전히 성경과 탈무드를 공부하면서 아이들과 대화와 토론을 즐긴다. 이러한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자녀교육 방식으로 짝을 이루어 대화하고 토론하며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갖은 고생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음에도 결국 소외당하는 아버지가 되는 까닭은 바로 자녀와의 애착관계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의 저자인 양동일 씨도 가정에서 투명인간과 같은 그런 부재의 아버지였다. 하지만 하브루타를 만나면서 가정의 소중함과 자녀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깨닫고 변화하기 시작한다. 평범한 한국의 아버지로서 자신의 경험과 유대인 아버지들의 공부법인 하브루타를 가정에 적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진솔하게 적었다. 매일 저녁 아이들에게 생각거리가 담긴 짧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하브루타를 하는 이 가족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아빠! 오늘은 무슨 이야기 들려주실 거예요?”라고 묻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이미 아빠와의 끈끈한 애착관계가 느껴진다.
가족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아버지로서의 변화를 꿈꾼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작심삼일이라도 괜찮다. 그런 변화의 노력만으로도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은 전달될 것이고, 얼어붙은 아버지와의 관계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안명숙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인천회장(인천효성남초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