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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불황 속 투자 늘리는 삼양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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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불황 속 투자 늘리는 삼양식품

1600억원 투자로 5개 생산라인 증설…오는 25년 준공시 생산량 두배 전망
경기침체·고물가 여파에도 국내외서 ‘불닭’ 브랜드 앞세워 최대 실적 경신
라면시장 경쟁 차별화 신제품으로 타개…신규 해외시장 진출도 지속
삼양식품 밀양공장 전경. 사진=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삼양식품 밀양공장 전경.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생산 능력 확대 및 생산 효율성 증대를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 투자에 나섰다. 중국 경기 침체 여파가 더해지면서 불황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오히려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눈길을 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하는 밀양공장 부지 내에 추가로 5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2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밀양공장을 준공한 뒤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다시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선 것이다. 밀양 제2공장은 오는 25년 5월께 준공될 예정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밀양공장 생산량은 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원주, 익산, 밀양 공장의 캐파(생산능력)를 합치면 연간 약 18억개 규모인데 해외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풀캐파에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밀양공장은 1공장을 건설하면서부터 2공장까지 염두에 두고 미리 부지를 확보했었는데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서 예상보다 공장 확장이 앞당겨졌다”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 여파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 악조건 속에서도 삼양식품이 성장을 이어간 원동력으로는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이 꼽힌다.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또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했는데 ‘불닭’ 브랜드를 앞세운 해외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삼양식품의 상반기 전체 매출 5309억원 중 수출액은 약 3478억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65.5%를 차지했다.
삼양식품은 국내에서도 면스낵류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1% 성장하는 등 국내외에서 주력 사업 중심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라면은 ‘대표 서민 음식’으로서 전형적인 소비재의 특성을 보여 다른 산업군에 비해 경기변동에 의한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둔화와 고물가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면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라면 판매 성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출 중심 매출구조와 라면의 견고한 수요가 불황 속에서도 삼양식품이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하는 핵심축인 셈이다. 다만 라면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시장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한정된 시장 점유율을 두고 주요 라면 업체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 신성장동력 확보가 꾸준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매운맛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우위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신제품 기획을 통해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양식품은 지난 17일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하고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다섯 가지로 매운맛을 세분화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합한 매운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는 매운맛을 강화한 ‘간짬뽕 엑스’와 건면 파스타 제품인 ‘쿠티크 투움바파스타’ 등도 출시했다. 지난 6월에는 해외 소비자를 타깃으로 파스타에 한국적인 맛을 조화시킨 현지 맞춤형 건면브랜드 ‘탱글’을 론칭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최근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을 통해 동남아 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시장 위축에 대응해 소비자 욕구에 맞춘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을 이어나가는 한편, 신규 해외시장 개척을 지속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재 현지직원 채용 및 교육을 진행하고 유통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영업이 본격화되면 동남아 시장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중국과 일본, 미국 판매법인에서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확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법인도 세팅이 완료되면 기존 거래처에서 진행하던 영업활동을 이어받을 예정”이라며 “현지 판매법인이 설립되지 않은 국가들에서도 현지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 유통채널 다변화 작업 등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해외 매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