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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로 두꺼비 잡는다"…새로, 후발주자 전략은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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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로 두꺼비 잡는다"…새로, 후발주자 전략은 '스토리텔링'

롯데칠성음료, 새로 1주년 출시 기념 ‘새로 02-57 동굴’ 팝업스토어 운영
‘새로구미’ 세계관 녹여낸 이색 체험 가득…스토리텔링 강화로 ‘새판 짜기’ 나서
새로 1주년 팝업스토어 '새로 02-57 동굴'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새로 1주년 팝업스토어 '새로 02-57 동굴'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하늘에서 쏟아진 제로슈거 소주 ‘새로’가 계곡을 타고 흘러 폭포를 이룬다. 폭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신비로운 분위기의 동굴 입구가 드러난다. 롯데칠성음료가 ‘새로’ 1주년을 기념해 운영하는 ‘새로 02-57 동굴’ 팝업스토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서울시 성수동 데이버타테에서 ‘새로 02-57 동굴’ 팝업스토어를 오는 25일까지 운영한다. 구미호 캐릭터 ‘새로구미’와 함께하는 생일잔치를 콘셉트로, 새로구미가 탄생한 강릉 동대굴을 연상시키는 공간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새로구미는 ‘처음처럼 새로’의 브랜드 앰배서더 캐릭터다. 사람의 간을 주식으로 삼던 구미호가 개과천선해 간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사가 됐다는 설정으로, ‘새로’ 출시와 함께 배경 스토리를 담은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이후 해당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광고 영상과 비하인드 영상 등을 꾸준히 추가하며 세계관을 이어오고 있다. 롯데칠성 주류 공식 유튜브 관련 영상 조회수 합계가 3000만을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구미호라는 캐릭터 정체성에 걸맞게 팝업스토어는 입구에서부터 어두우면서도 푸르스름한 조명으로 꾸며졌다. 여우불을 떠올리게 하는 조명과 미디어월은 실제 동굴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몰입감을 한층 높여준다. 각종 프로그램 체험에 ‘여우 구슬’이 필요하다는 점도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요소다.
생일 잔치상에 올려진 음식들을 움직일 때마다 다양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생일 잔치상에 올려진 음식들을 움직일 때마다 다양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사진=김성준 기자

팝업스토어는 새로구미에게 전하는 축하 인사를 시작으로 포토존, 미디어아트 관람존, 굿즈존, 시음존 등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 구성만 놓고 보면 여타 팝업스토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새로구미를 중심으로 엮어낸 스토리가 체험 프로그램에 통일성을 부여했다. 숲속의 구미호 꼬리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나 신비로운 동굴 분위기의 미디어월 등은 방문객이 체험을 통해 새로구미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만든다.

팝업스토어의 백미는 미디어아트 관람존이었다. 동굴의 종유석, 물결 등을 표현한 미디어아트와 방문객의 움직임에 따라 다채롭게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통해 새로구미 세계관을 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새로 1주년을 축하하는 생일 잔치상이 차려진 ‘깊은 동굴’에서는 생일상의 음식을 움직일 때마다 벽면 전체가 변화하는 화려한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이색 체험과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도 빠지지 않았다. 여우귀 머리띠와 부채 등 새로구미 관련 소품을 직접 착용하고 360도 회전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이색적인 포토존과, 구미호라는 콘셉트에 맞게 한국적인 감각을 살린 40여종의 다양한 굿즈가 준비됐다. 이밖에도 나만의 새로 라벨을 만들어보거나 새로구미 캐릭터가 입은 한복을 직접 입어보고, 새로 소주 칵테일을 맛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포토존과 함께 곳곳에서 미디어아트가 연출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다양한 포토존과 함께 곳곳에서 미디어아트가 연출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새로구미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한층 힘을 싣는 모습이다. 새로는 출시 7개월만에 1억병 판매 돌파에 이어 1년만에 판매액 1000억을 넘어서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의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도 20%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새로’의 돌풍에도 국내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는 60% 중반대의 견고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로 출시 후 롯데칠성음료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6.1%에서 지난해 4분기 18.5%로, 올해 1분기에는 20.5%로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점유율 21.0%로 0.5%p 증가에 그치며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 제품 면에서는 새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새로움(Newness)’을 부여하는 동시에, 마케팅 면에서는 출시부터 제로슈거를 강조해 온 새로구미 세계관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캐릭터를 단순히 굿즈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심도 있는 배경 스토리를 입힘으로써 소비층을 캐릭터의 ‘팬덤’으로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놀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준비했으며 그 일환으로 다양한 굿즈를 마련했다”면서 “새로의 가상 세계관은 앞으로도 계속 확장해나갈 예정이며 새로구미 캐릭터의 스토리텔링 역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