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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음식 조리까지"…인력난 심화에 무인·자동화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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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음식 조리까지"…인력난 심화에 무인·자동화 ‘성큼’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에서 식당 조리로봇까지…푸드테크 투자 및 연구개발 강화
인력 효율화 및 노동 강도 저하로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 기대
풀무원 직원이 사내에 설치된 스마트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 ‘출출박스 로봇셰프’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풀무원이미지 확대보기
풀무원 직원이 사내에 설치된 스마트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 ‘출출박스 로봇셰프’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심화로 무인 식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급식 업계가 인력 감축 및 효율화를 위한 푸드테크 투자를 늘리고 있다. 무인·자동화 플랫폼 개발을 통해 외식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 ‘출출박스 로봇셰프’ 론칭을 추진하고 무인 판매 플랫폼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기존 냉장·냉동 제품을 무인 판매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냉동 요리 제품을 주문 즉시 로봇이 조리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상주 관리 인력 없이도 무인 식당 운영이 가능하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기술, 실시간 재고관리 시스템도 적용된다.

풀무원은 지난 6월부터 ‘출출박스 로봇셰프’ 내부 시범 운영을 통해 개선점을 보완한 후 현재 기기 KC인증(전기용품 안전인증) 등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으로 기존에 ‘출출박스’를 운영 중인 공공기관, 기업 편의시설, 학교 등 사업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남정민 풀무원 FI 상무는 “‘로봇셰프’는 로봇조리 기술과 무인 플랫폼을 접목시킨 풀무원 DX의 핵심 사업 모델”이라며 “스마트 무인 식당 수요가 높은 다양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입점을 확대해 무인화 푸드테크의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웰스토리도 단체급식에 로봇 자동화 솔루션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조리로봇 전문코너 ‘웰리봇’을 도입했다. 이어 지난달 31일엔 다양한 메뉴 조리에 최적화된 로봇팔을 추가 개발하기 위해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급식 사업장 내 로봇팔 도입 확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연말 다양한 조리로봇과 자동화 솔루션을 고객사가 체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공간을 분당 본사에 열 예정이다. 내년 중에는 2곳 사업장에 조리로봇 도입이 확정된 상황이며 현재 국·탕·찌개 메뉴에 특화된 급식전용 조리로봇을 확대해 튀김·누들·볶음 메뉴에 최적화된 조리로봇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업체들도 무인·자동화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는 추세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25일 ‘빙고’와 업무협약을 맺고 고객사에 빙고의 사물 인터넷(IoT) ‘스마트 쇼케이스’를 도입해 다양한 식음료를 제공하는 무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CJ프레시웨이는 현재 골프장, 리조트, 오피스 등 사업장에서 스마트 쇼케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무인 판매 플랫폼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맞춤형 상품 및 온라인 구매 서비스도 기획할 예정이다.

아워홈도 지난 7월 두산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동로봇 기반 푸드테크 분야 자동화시스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워홈은 ‘자동볶음 솥’과 ‘자동식기세척시스템’ 등 다양한 자동화 장비를 개발·도입하고 있다. 지난 4월엔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는 ‘외식산업 인력난 해결 방안’ 연구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국내 외식업계 전반에서는 고질적인 인력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 특성상 음식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습기 등으로 노동환경이 열악한 데다 노동 강도까지 높은 데 반해 타 업종과의 임금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외식업체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임금을 더 높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식품·급식업체들이 인력 감축을 위한 솔루션에 투자를 늘리는 것도 현장에서의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고객사 요구에 맞춰 무인·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보다 적은 인력으로 업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동시에 근무자의 노동 강도를 낮추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조리로봇 도입을 통해 조리과정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도입이 확대되면) 서비스업 구인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뜨거운 화구나 튀김기에 장시간 노출되는 환경이나 무거운 식기를 운반하는 일 등이 줄어 작업자의 노동 강도를 낮춰줄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