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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비켜…쿠팡 ‘주마가편’, 1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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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비켜…쿠팡 ‘주마가편’, 1위 지킨다

쿠팡 3년간 3조원 신규 투자…알리보다 ‘2배’ 더
2027년까지 ‘전국민 100% 무료 로켓배송’ 추진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 사진=쿠팡이미지 확대보기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 사진=쿠팡
쿠팡이 오는 2027년까지 전국민이 무료 로켓배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힘을 낸다. 2026년까지 3년간 신규 풀필먼트센터(FC)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쿠팡은 “3년 뒤면 한반도 최남단 남해군을 포함해 전국 5000만 인구가 주문 하루 만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료배송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2027년까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을 포함, 전국 대부분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27일 쿠팡에 따르면 촘촘한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지방 고객들의 삶의 질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거주환경의 매력도를 높여 지방 인구소멸을 막는 핵심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쿠팡의 대대적인 투자를 두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중국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위치는 독보적”이라면서도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고 했다. 알리, 테무 등의 성장세를 생각하면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선제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가 앱 사용자 수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리 앱 사용자의 경우 지난달 818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테무 앱과 쉬인 앱도 사용자 581만명, 68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아직 쿠팡의 상대는 아니다. 같은 기간 쿠팡 사용자 수는 3010만명으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다만 성장세를 보면 우려의 시선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알리는 전년 동월 사용자 355만명과 비교하면 130%나 증가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 쇼핑 플랫폼이 한국에 공격적인 투자를 알리고 있다. 알리는 한국 사업을 위해 향후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움직였다.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할 전망이다.

먼저 2026년까지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FC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물류시설 투자를 마무리한다. 부산과 이천 FC는 올 2분기, 김천 FC는 3분기 착공 예정이다. 충북 제천 FC는 올 4분기 착공 계획이다. 앞으로 순차적으로 신규 FC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쿠팡은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목표한다. / 사진=쿠팡 이미지 확대보기
쿠팡은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목표한다. / 사진=쿠팡

쿠팡 관계자는 “투자 확대를 통해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목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내년부터 쿠세권이 점차 확대되면서 2027년부터는 약 230여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올 2월말 기준 5130만명) 가운데 5000만명 이상 규모로 추산된다.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전체 89곳)들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 여파로 지방소멸 위기감이 커져왔다. 3년 뒤엔 인구 감소 지역 60여곳 이상으로 무료 로켓배송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고령화(65세 이상) 비중이 40%가 넘는 지역들에 로켓배송이 도입될 전망이다. 전남 구례·곡성, 전북 진안·장수·임실·순창, 경북 영양, 대구 군위 등 ‘인구 3만명’ 붕괴 지역들도 포함된다. 경남 거창·남해·하동, 전남 화순·함평·영광, 충북 괴산·단양, 충남 청양, 강원 철원 등을 비롯해 행안부에서 지정한 여러 인구 감소 지역들에 진출할 계획이다. 

신규 FC와 배송망 확대 등을 통한 고용도 크게 늘면서 서울·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층이 다시 지방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쿠팡 전체 직원(6만명 이상) 가운데 청년(19~34세) 비중은 2만명 이상이다. 현재 투자를 진행 중인 여러 지역의 풀필먼트센터당 수백명에서 수천명을 고용할 전망이다. 

지방의 와우 멤버십 가입자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이 새롭게 쿠세권을 진출하는 지역은 상당수 산간벽지 등 도서산간지역이 포함된다. 2020년부터 시행한 제주도와 우도의 와우 회원들은 건당 4000~5000원의 추가 택배 배송료 없이 무제한 무료 배송을 받고 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2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무료배송·배달·반품·직구와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 ‘5무(無)’가 가능한 와우 멤버십 혜택도 확대한다. 지난해 무료배송과 쿠팡플레이 콘텐츠, 상품 할인에 4조원 가량의 고객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

쿠팡은 최근 배송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와우회원 ‘배달비 0원 시대’를 열었다. 쿠팡플레이는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들을 연중 꾸준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김민재 선수가 소속된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구단 바이에른 뮌헨을 초청, ‘쿠팡플레이 시리즈’도 올여름 진행한다. 오직 와우회원의 혜택으로 제공된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쿠세권 확대는 소비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막대한 신규 고용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지방 식료품 사막의 무료 로켓배송 활성화는 고령화와 저출산 직격탄을 맞은 지역의 거주 매력도를 높여 지역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