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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추진…이번에도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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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추진…이번에도 난항 예상

영세·중소가맹점의 낮은 수수료로 수익성 악화
대형가맹점, 카드 결제 거부 들고나올 수도

카드사들이 자동차업계와 유통업계, 통신업계 등 대형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들이 자동차업계와 유통업계, 통신업계 등 대형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자동차업계와 유통업계, 통신업계 등 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 인상 요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대형가맹점은 수수료 협상에서 카드사보다 우위에 있다보니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각 카드사는 연 매출액 30억원을 초과하는 중·대형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한다. 현재 계약기간을 고려시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계를 시작으로 항공업계, 통신업계, 대형 유통업계 등과 연중 협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는 3년 주기 카드수수료 재산정제도에 따라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각각 0.1~0.3%포인트(p)와 0.05~0.25%p 씩 인하했다. 원가 분석을 거쳐 4700억원에 해당하는 인하 여력이 있다고 판단, 이같이 카드수수료를 조정한 것이다.

30억원 초과 중·대형 가맹점의 경우 카드업계와 가맹점 간 협상에 의해 자율로 수수료가 결정된다. 현재 대형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1.8~2% 수준이다. 카드사가 3년 전처럼 수수료율을 최대 0.3%포인트(P) 올려달라고 요구한다면 올해 수수료율은 2% 안팎 선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는 3년 전인 2019년 2월 중순에도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에 공문을 보내 3월 1일 자로 수수료를 올린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현대차는 신한·삼성·롯데카드와 갈등을 빚으며 이들 업체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번에도 대형가맹점에서 카드 결제 거부, 계약 해지를 무기로 카드사들이 제시한 수수료 인상을 거부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가맹점이 카드사가 제시한 수수료율을 거부시 가맹점 탈퇴(계약 해지)를 해야 한다. 예컨대 대형마트가 A카드사와 협상이 결렬돼 계약을 해지하면 그 마트에서 A카드는 사용할수 없다.

계약을 해지당하면 카드사들로서는 시장 점유율이 빠지므로 애꿎은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를 내린가운데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라도 올리지 못하면 카드사의 손해가 클 것이다”며 “손해가 나면 결국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는 등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대형가맹점들이 수수료가 인상되는 부분에 대해 큰 반발이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협상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진 대형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 인상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며 “극단적인 경우 대형가맹점과 카드사 간 계약 해지로 소비자가 특정카드사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