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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이르면 1분기 정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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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이르면 1분기 정점 통과

연준, 이번주 0.25%p 인상 3월엔 동결전망도 나와
주요국 금리 인상 사이클 신호 갈수록 뚜렷
한국은행도 현재 3.5% 서 인상 중단 기대감 커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AP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AP 뉴시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올해 상반기 중 막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의 주요 명분이었던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데 다가 경기침체, 부동산 시장 경착륙 가능성 등 금리 인상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행도 현재 기준금리가 3.5% 수준에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1일 예정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기존 0.5%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낮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 투자자 98% 이상이 2월 연준이 '베이비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기준금리(4.25~4.5%)가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치인 5~5.25%에 가까워지고 있는데다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정책 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번 베이비 스텝 단행 이후 연준이 금리를 더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경제 전문가들은 연말 최종 금리를 연준이 지난해 12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선(5.0~5.25%)보다 낮은 4.75~5.0%로 보는 등 시장의 금리 눈높이가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정점을 찍고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했지만 7월 8.5%, 8월 8.3%, 9월 8.2%, 10월 7.7%, 11월 7.1%, 12월 6.5%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미시간대가 조사한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치인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4%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이 앞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금리 인상 속도를 맞추기 위해 가파른 금리 인상에 나섰던 주요국 중앙은행도 1분기를 기점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25일(현지 시간)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기준금리를 기존 4.25%에서 4.5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더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메시지를 내놨다. BOC는 지난해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했다. 이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10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4.25%포인트 끌어올렸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8.1%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지난해 12월 6.3%까지 둔화됐다.

BOC는 성명문에서 “경제와 물가 상황이 현재 전망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는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중앙은행(RBA)도 지난해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했지만 다음 달 7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호주의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7.8% 상승해 기존 추정치인 7.6%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금리 상승이 기업·가계의 투자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보니 더 이상의 금리 인상에 대해 주저하게 됐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뒤늦게 긴축 대열에 합류한 유로존을 제외하면 2월 이후 대부분 선진국 정책금리는 최종금리(terminal rate)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선진국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필요한 수준까지 정책금리 인상이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은도 지난달 13일 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금리 인상 시이클을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 채권시장 전문가들 대다수는 한은이 현재 수준인 기준금리 3.5%를 끝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 채권시장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3.5%)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 섰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7일 장 마감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금리는 3.304%를 기록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물가에 대한 경계심이 높았던 지난해 11월 금통위 통방문과는 확연한 온도 차를 확인할 수 있다"며 "연내 동결 기조에 무게를 두고 있고 하반기 경기 둔화와 자금 경색이 재발시 인하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최종금리 3.25%를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신성환 금통위원 마저 동결을 주장한 것은 최종 금리 3.5% 가능성이 이전 대비 더 높아졌음을 시사한다"며 "(금통위원 간 최종금리 의견이) 3.5% 또는 3.75%로 3명씩 나뉜 것은, 최종금리 도달 시점을 앞두고 시장 내 빠른 피벗 기대감을 억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