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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생보사가 꼭잡은 동앗줄 …종신보험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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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생보사가 꼭잡은 동앗줄 …종신보험의 변신은 '무죄'

회계제도 변화와 고금리 기조에 따라 보장성인 종신보험의 매력 증대
사망보장금 활용에 따라 선지급형…해지환급금 낮춘 저해지·무해지 상품
새로운 회계제도가 본격 도입되면서 자산건전성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판매에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새로운 회계제도가 본격 도입되면서 자산건전성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판매에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올해부터 새로운 회계제도가 본격 도입, 부채를 시가 평가하면서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지난해 금리인상에 따른 저축보험 지급부담 증가에 따른 유동성 '적신호'를 인지하면서 결국 생보사 생존은 보장성 보험을 기울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매력적인 상품이 '종신보험'이다. 종신보험 상품의 변화 과정을 알아보고 각 생명보험사 신상품을 통해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종신보험 신계약건수는 2019년 162만건, 2020년 161만건에서 2021년 132만건으로 17.8% 감소추세지만, 2021년 전체상품 중 30.4%를 자치하면 건강보험(34.8%)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종신보험 상품은 크게 저해지·무해지 종신보험과 사망보험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지급형이 있다.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에 따라 확정·변동 금리형과 투자금융상품을 연계한 변액종신보험으로 나누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출시된 종신상품들은 이같은 여러 기능들이 특약의 형태로 혼합돼 있다.

사망보장금을 활용한 ‘선지급형’


금융위원회가 사적연금 활성화 추진에 따라 2016년 신한생명이 일부를 연금으로 전환하는 ‘신한 미리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을 선보이면서 사망보장 준비금을 은퇴나 저축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종신보험이 본격적으로 출시됐다. 종신보험에 연금 개념이 등장하면서 이때부터 종신의 니즈가 없는 이들에게 연금이나 저축상품이라고 포장하여 판매하는 현장 행태가 시작되기도 했다.

최근에 KB라이프생명보험(구 푸르덴셜생명)은 역모기지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작년 11월에 출시해 6개월간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은퇴 이전 사망보장을 하고, 은퇴시점이후 사망보장금을 역모기지 원리금으로 사용해 사망시까지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BL생명도 지난해 선지급형 종신보험 상품을 내놨다. 일반적 질병(GI, General illness) 발생시 사망보험금을 선지급받아 치료비와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 GI에는 중대한 화상 및 수술 뿐 아니라 암, 뇌출혈, 급성심금경색증 등 치명적인 질병을 선지급 요건으로 하는 기존 CI(critical illness)보험보다 범위를 확장해 말기 신부전증, 간질환, 폐질환,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루게릭병 등 8대질병으로 진단이 확정되면 가입급액의 50~100%까지 선지급 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의 ‘뉴스탠다드 종신보험’은 장해 50%보험료 환급특약을 신규로 개발했다. 특약 가입 후 질병 또는 재해로 50% 이상 장해상태가 되는 경우 주계약의 보험료 납입 면제에 더해 약정보험료를 추가로 환급해 준다. 보장자산을 저축성을 전환하는 시기를 납입기간 종료 이후 시점에 가능하던 걸, 가입후 10년이 지나면 나이에 제한없이 적립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약환급금을 낮춘 저해지·무해지형

보험고객들의 보험료를 줄이기 위한 상품 기능으로 저해지·무해지 종신보험이 나온 이유는 2015년 당시 저금리로 예정이율이 하락하면서 보험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라이프로 개명한 이전 ING생명에서는 해지환급금을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납입기간 이후에는 다시 환급금이 기본사망보험금 수준으로 회복되는 구조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간편안알뜰플러스종신보험'은 저해지환급형이다. 보험료 납입기간 내 해지하면 해약환급금의 50%수준밖에 돌려받을 수 없지만, 동일한 사망보장에 보험료는 최대 약 15%까지 저렴하게 설계할 수 있다. 체감납입형으로 가입하면, 보험계약 1년 후부터 매년 250만원(가입금 1억원 기준)씩 사망보험금이 늘어나는 체증형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생명의 ‘하나로 THE연결된 종신보험’도 중도해지시 일반형대비 적은 해약환급금을 돌려주는 환급금 일부지급형이다.

NH농협생명은 보험료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료 납입을 기간별로 차등화하는 상품구조를 도입해 ‘스마트페이NH종신보험’을 지난해 3월 출시했다. 이 상품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3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제품으로 보험료 납입기간을 2개 구간을 나눠 고객이 소득공백기의 납입 보험료를 낮췄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픽사베이)

금리에 따라 바뀌는 확정·고정금리형

2001년 이후 시중금리가 4%대로 접어들면서 생보사는 과거 고금리 저축상품 대비 이차(이자차이) 역마진 우려에 예정이율을 인하했고, 보험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업계 최초로 삼성생명이 적립이율을 예정이율로 고정하지 않고 적립액에 대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변동금리형 상품을 출시했고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금리연동형 제품으로 전환했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라 확정금리 종신보험 상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실속종신보험plus’상품은 금리와 상관없이 예정이율이 고정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이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예정이율(5년 미만 3.5%, 15년 미만 2.5%, 15년 이상 2.15%)이 적용된다.

상속니즈에 맞추고, 건강관리 감안한 상품도


순수보장형으로 사망보험금 자체에 힘을 준 상품도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체증형 종신보험 상품인 ‘모두의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업계 내 유일하게 110세까지 사망보험금이 5년마다 10%씩 증가하는 구조다. 피보험자의 사망이 후 상속 니즈에 맞춰 가입금액에 따라 상속세미나, 법률자문,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건강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상품도 나왔다. AIA생명은 AIA 바이탈리티 평생 안심+ 유니버셜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사망보험금 이외에도 피보험자가 해당 특약에 가입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 가입자는 선 할인된 특약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납입 보험료로 적립할 수 있다.

한편, 보험료 납입기간 변화에 따른 상품도 있다. 최근에 보험료 납입기간 10년 이하인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비중이 늘면서 KDB생명의 ‘버팀목플러스 종신보험’은 이같은 단기납 선호현상에 따라 출시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 급격한 금리 인상을 맞았고, 그동안 판매한 저축보험의 지급할 보험금 규모가 커지면서 건전성과 유동성 위기를 실감한 보험사들은 종신보험 판매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 복잡성 증가로 감독당국의 소비자 보호조치도 동시에 증가하면서 신상품 전략이 위축되고 있어 성장을 이어갈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강기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ome2k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