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4억 인구 중 신용카드 ‘평균 1장 미만’ 보유
“카드 이용 안한다”…계좌이체 방식인 ‘QR’ 선호
“카드 이용 안한다”…계좌이체 방식인 ‘QR’ 선호

과거 유커들은 ‘유니온페이’(중국 최대 신용카드사)로 결제하고 우리나라 카드사들은 중간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엔 계좌 간 이체 방식인 QR결제가 대부분이어서 국내 카드사들이 이 같은 수익원을 상실한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커들의 결제 패턴이 과거 유니온페이에서 알리페이·위챗페이 등으로 바뀌면서 국내 카드사 수익원이 사라지고 있다. 여행·숙박·면세점 등 주요 관광업에서는 중국 관광객 방문 증가 특수를 누리지만 상대적으로 카드사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과거 국내 카드사들은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들이 카드 결제를 하면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가져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간편결제 시장이 보편화하면서 가뜩이나 저조한 중국인들의 신용카드 이용이 더 줄었다. 중국인들은 현재 ‘계좌이체’ 방식인 QR결제를 선호한다. 신용카드 이용이 활발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인들은 신용카드를 잘 이용하지 않아 카드사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적어진 셈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1인당 평균 4.4장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14억 인구의 중국은 평균 1장이 되지 않는다. 특히 중국 내에서도 간편결제 방식인 QR결제가 보편화하면서 실물카드를 이용해 결제에 나서는 중국인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대신 중국 소비자들은 플랫폼 결제 시 ‘계좌 간 이체 방식’인 QR결제 방식을 선호한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플랫폼 역시 QR결제 방식이다. 과거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카드 가맹점에서 ‘유니온페이’(중국 최대 신용카드사)로 결제하면 전표 매입 카드사가 가맹점에서 전표를 사들이고, 이후 유니온페이와 정산하면서 중간 수수료를 받아왔다. 결제 패턴의 변화로 인해 현재는 이런 수익원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중국 내에서도 실물카드는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다. 중국의 결제 환경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3강 구도 속에 빠르게 모바일·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일부 국내 카드사들도 이런 중국인들의 결제 성향에 맞춰 QR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카드사 중 유일하게 중국에 법인을 설립한 BC카드는 현지 지난 2018년 간편결제플랫폼인 ‘페이북’을 통해 중국 전역에서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들도 유니온페이의 간편결제 앱을 통해 BC카드의 국내 QR결제 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간편결제 플랫폼에 신용카드를 등록하는 게 아니라 계좌를 등록해 결제하는 계좌이체 방식을 선호한다”면서 “알리페이 등 중국 빅테크 플랫폼이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예전처럼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등이 마련한 ‘중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을 상반기의 3배 규모인 150만 명 유치해 올 한 해 중국인 관광객 수 200만 명을 달성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0.16%포인트(p) 기여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연말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전자비자 발급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부가세를 즉시 환급해 면세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