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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승기] 네·카·토로 ‘신용점수 올리기’…“신평사 못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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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승기] 네·카·토로 ‘신용점수 올리기’…“신평사 못지않네”

부채뿐만 아니라 소비 분석 통해 신용 개선 코칭
신평사만큼 세심하진 않지만 일생생활에선 ‘충분’
빅테크의 등장과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이후 금융시장에서 플랫폼을 빼고는 금융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신규 서비스가 출시돼도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기도 하고, 너무 많은 서비스로 인해 어떤 플랫폼을 이용해야 할 지 망설여진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소비자들의 이용이 많은 금융 플랫폼뿐만 아니라 예·적금, 주식,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해서도 실제 투자를 통해 비교·분석해보는 시리즈를 게재한다.[편집자주]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이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신용관리가 한결 쉬워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단순히 체크카드를 잘 쓰거나, 대출 관리를 잘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후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통해서도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대표적인 빅테크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의 경우 신용관리 서비스를 통해 원클릭만으로도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신용평가사의 자료를 그대로 받아오는 수준이다 보니, 신용점수가 대폭 개선할 정도로 정교하진 않다. 다만 빅테크 자체가 CB업 전문기관은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일부 플랫폼의 경우 진짜 신용관리에 유용할 정도로 내용물이 알찼다.

□토스, “알맹이 빠진 사실상 대출광고”


토스 신용점수 리포트 화면. 사진=홍석경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토스 신용점수 리포트 화면. 사진=홍석경 기자.
토스의 신용관리 서비스는 크게 ‘대출 관리’와 ‘신용점수 관리’ 두가지로 운영한다. 대출 관리를 통해 토스에서 제공하는 ‘점수 올리기’와 ‘대출금 납입’, ‘대출 비교하기’ 세가지 서비스 이용할 경우 매월 20원씩 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서비스명만 보고 터치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신용점수 보여주고, 대출 비교하는 게 끝이다. 신용을 개선하기 위한 내용은 코칭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신용 관리지만, 유독 대출광고라는 느낌이 짙었다. 신용점수만 보여주고 대출안내를 해줘서 그런 듯 하다. 한편으론 의구심도 들었다. 신용점수가 올라야 신규 대출에서 유리한 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갈아타는 게 크게 의미 있어 보이진 않았다.

물론 낮은 금리로 갈아타면 상환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낮은 금리의 전제 조건은 ‘신용점수’와 ‘상환능력’이 대폭 개선했을 때다. 채무자 상황별로 다르겠지만 보통 2금융 대출에서 시중은행 대출로 갈아탈 점수가 오른다. 부채 규모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조금 더 낮은 2금융권으로 갈아타는 게 점수 개선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오히려 의구심이 들었다.

토스는 신용점수 관리 서비스를 통해 ‘내 신용점수 리포트’와 주요 부채내역을 보여준다. 내 신용점수 리포트라고 해서 특별한 분석이 제공되는 건 아니다. 앞선 대출관리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낮은 대출로 갈아타라며 대출 비교 서비스를 안내해준다. 같은 서비스로 보이는데 굳이 메뉴를 왜 나눴나 싶기도 하다. ‘신용점수 팁’을 통해 신용점수 관리에 유용한 정보들을 안내하고 있지만, 본인과 관련한 맞춤형 정보가 아니다. 금융생활과 관련한 구체적인 코칭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네이버·카카오, “일상생활에서 쓰기 충분”


카카오페이 신용 리포트 화면. 사진=홍석경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페이 신용 리포트 화면. 사진=홍석경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의 경우 같은 신용관리라도 대부분 소비자들이 이용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신용점수 올리기와 대출 비교 안내는 토스와 똑같지만, 이용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포함해 확실히 차별화했다. 이들도 신용평가사로부터 정보를 받아온다. 그렇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차이를 벌렸다. 기자는 양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관리 서비스도 받는데, 편의성 면에서는 확실히 네이버와 카카오가 낫다. 거래기간과 신용형태, 부채금액, 상환이력 등 크게 네가지로 분류해 나의 신용형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관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코칭해 진짜 신용관리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카오는 앞선 정보들 외에도 ‘관리유형’별로 구분해 개선점을 제시한다. 기자의 경우 거래기간이 짧고, 소비활동 시 할부거래가 많다는 점이 지적됐는데, 실제 소비생활과 일치하다 보니, 금융생활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컸다.

신용관리에서도 카카오가 잘하는 친밀함이 돋보였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은 물론이고 신용관리를 잘할수록 부여하는 뱃지 획득도 재미를 더했다. 마이데이터 연결을 통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안내해 이용자들의 신용 개선에 진심을 보였다.

카카오는 신용관리라는 본질에 매우 충실했다. 물론 대출광고가 껴있긴 하다. 하지만 메뉴를 대출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구성해 거부감이 덜했다. 신용관리 서비스가 워낙 잘 돼있다보니, 대출에는 눈길이 가지 않았다.

네이버의 경우 카카오와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안 측면에서는 토스나 카카오보다 엄격하다. 토스와 카카오는 모바일캡쳐가 자유로운 반면, 네이버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신용분석 리포트는 카카오와 거의 똑같다. 다만 카카오 만큼의 재미는 없다. 무덤덤하게 주요 정보만 제공해 준다. 또래별 소득비교와 카드값 비교, 신용점수 비교를 통해 본인의 신용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카카오처럼 구체적인 코칭은 아니지만 본인의 신용 수준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신용점수 올리기 ‘충분’…세심한 코칭은 신평사에


여전히 신용이 중요한 사회다. 금융시장에서는 더 그렇다. 기자도 신용점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최근 1년간 30점 정도 점수 상승 효과를 봤다. 물론 빅테크 덕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보여지는 정보를 토대로 금융생활에 반영하다 보니 확실히 도움은 됐다. 이전까지는 내 부채가 또래 대비 얼마나 높은 지, 카드값은 얼마나 나오는지 관심을 크게 두진 않았다. 내가 ‘알아서 잘쓰면 그만’ 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보를 보고 나니 신용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신용이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최근에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생활금융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하나면 금융정보 대부분이 파악 가능하다. 물론 신용평가사의 서비스와 비교하면 빠진 것들도 많다. 신평사에서는 신용정보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신용점수까지 예측가능하고, 보유한 부채의 리스크 수준도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빅테크 플랫폼도 일상생활에서 이용하기 충분하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