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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노조 “금감원, 저우궈단 대표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 통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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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노조 “금감원, 저우궈단 대표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 통보 예정"

13일 오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지부는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손규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3일 오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지부는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손규미 기자.
동양생명 노조가 저우궈단 대표는 금감원 검사 결과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불거진 저우궈단 대표의 CEO 리스크로 회사의 명예가 실추되고 막대한 손해를 입은 한편 권위주의적인 톱다운(상명하달) 방식의 경영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는 등 CEO 자질이 부족하다며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지부는 이날 오전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동양생명 노조는 저우궈단 대표가 직접 운영이 불가능한 장충테니스장을 입찰자격도 없고 운영할 자격도 없이 시설운영을 기획하고 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권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임원들의 경우 비용을 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는 등 장충테니스장이 동양생명 임원들의 개인적 용도로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이날 저우궈단 대표가 금감원 검사 결과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될 예정이라고 밝히며 이에 따라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동양생명의 사업비 운용실태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테니스장 운영을 위해 비용 대부분을 보전해 주는 등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진이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스포츠시설 운영사인 필드홀딩스에 26억6000만원을 주고 장충테니스장의 운영권을 취득했다. 이는 직전 운영가 낙찰액인 3억7000만원과 비교해서도 7배나 비싼 금액이다. 이 때문에 대표의 취미를 위해 거액의 회삿돈이 유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서울시의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는 동양생명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에 필드홀딩스를 참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장충테니스장은 서울시중부공원여가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또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장충테니스장의 시설보수 공사비용에 대한 합리적 검토 없이 광고비 명목으로 전액 부담했다. 광고대행수수료 명목으로 테니스장 인건비와 관리비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이 회사 내규를 위반해 경비를 사용했는데도 적절한 내부통제 없이 임원의 업무추진비를 인상하는 등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노조에 따르면 동양생명 이사회 규정에는 경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없다. 그러나 노조가 문제제기를 하자 사측은 “금융감독원 수시검사에서 지적받은 사실이 있으며 앞으로는 규정을 보완해 지급할 것”이라며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양생명 노조는 “일부 임원의 해외 출장비에 대해서는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 비용집행 정산서 등 증빙이 구비되어 있지 않음에도 비용을 지급했다”며 “이렇게 경비 내역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면 업무상 배임횡령죄로 처벌될 수도 있는데도 회사의 답변은 누군가가 책임지겠다가 아니라 보완하겠다가 전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노조는 저우궈단 대표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금감원의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순미 동양생명 노조 지부장은 “저우궈단 대표이사는 아직까지도 검사결과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금감원과 견해차이가 있고 최종결과도 아닌 만큼 앞으로 더욱 소명해 나가겠다고만 한다”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금감원의 잠정 결과만 보더라도 위규행위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혹시 금감원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동양생명 노조는 이번 금융당국의 적발로 인해 순식간에 동양생명은 비리의 온상이 되었다는 입장이다. 이는 저우궈단 사장이 그동안 보여온 경영방식이 만든 결과라는 설명이다.

최 지부장은 “이렇게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다는 것은 회사의 내부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며 “이는 저우궈단 대표가 그동안 보여온 경영방식이 초래한 결과로 내부적으로는 톱다운(상명하달)식의 비효율적인 회의 운영방식과 잦은 조직개편으로 인해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저우궈단 대표의 부당경영을 참을 수 없다”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저우궈단 대표는 지금 즉시 자진사퇴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금감원은 장충테니스장 관련 계약체결과 사업비 집행과정에서 나타난 위규행위에 대해 관련 검사와 제재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금감원의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집회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