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CBDC와 미래 통화 시스템'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CBDC와 미래 통화시스템에 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창용 한은 총재와 한국의 CBDC, 디지털 혁신 등에 대해 논의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지난 2017년 BIS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BIS 혁신허브(Innovation Hub)를 설립하여 혁신적인 금융기술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중앙은행 간 국제 공조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그간 여러 국제회의에서 CBDC 사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의견을 표명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BIS와 협력해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발행한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은행이 ‘예금 토큰’을 발행하면, 고객이 이를 실제 거래에 활용하는 2단계 실험이다. 특히 내년 중 은행 등 금융기관뿐 아니라 일반 금융소비자를 참여시키는 실험도 준비하고 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이번 실험이 기관용 CBDC와 예금 토큰의 2층 구조로 설계된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래 통화시스템은 그 중심에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가 필요하며, 토큰화된 상업은행 화폐와 다른 토큰화된 자산으로 보완되어야 한다"면서 "한은의 CBDC 네트워크의 중심에는 기관용(wholesale) CBDC가 위치하고 있으며, 규제를 적용받는 은행시스템이 토큰화된 예금을 통해 공통 원장에 참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번 카르스텐스 사무총장 방한을 계기로 한은 직원들이 글로벌 금융기술 혁신에 대한 생생한 논의에 직접 참여하고, 한국의 CBDC 및 금융기술 혁신 현황을 국제사회에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가 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인 이창용 한은 총재가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BIS 혁신허브 자문위원회'와 'BIS 디지털혁신 특별그룹'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BIS 혁신허브와 한은과의 협력관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