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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궤도 올라탄 토스…'몸값 20조' 고평가 논란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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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궤도 올라탄 토스…'몸값 20조' 고평가 논란 뚫을까

토스 IPO 대표주관사에 한투·미래에셋 선정…내년 상장 노릴듯
출범 10년 만에 국민 앱 반열 올랐지만…수익성 입증은 과제

이승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승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
'플랫폼 공룡'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본격 증시 입성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적정 몸값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토스가 10년여 만에 국민 절반이 이용하는 금융 앱으로 성장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많이 사용한다고 돈이 잘 벌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플랫폼 사업의 수익에 대한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토스의 몸값으로 15조~20조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토스가 지난 2022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서는 8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을 감안하면 '기대반 우려반'이란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앞서 지난달 9일 토스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로부터 IPO 입찰제안서(RFP)를 접수하고 17일 경쟁 프리젠테이션(PT)를 진행했다.

상장 주관사가 결정되면서 토스는 올해는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내년 본격적인 증시 입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토스의 적정 몸값을 두고는 이견이 있다. 입찰에 응한 증권사들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으나 '할인 전 기업가치' 기준으로 15~20조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는 대체로 기업가치의 20~30% 할인을 적용해 공모가를 적용한다. 이를 감안하면 공모 후 시가총액을 12~16조원으로 예상한 셈이다. 이 경우 토스는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써낸 몸값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으로 '영업용'이라는 비판도 있다. 앞서 토스는 지난 2022년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진행했다. 당시 평가된 토스 기업가치는 약 8조9000억 원 수준이었다. 현재 비상장 거래 시장에서의 평가도 비슷하다. 지난 2일 기준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토스의 추정 시가총액은 8조8973억원이다. 15~20조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
토스가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한 관건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시장의 냉랭해진 반응을 이겨낼 수 있느냐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시장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8월 설립된 토스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앱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 앱 누적 국내 가입자수는 26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530만명으로 사실상 '카카오톡'과 더불어 국민 앱 반열에 올랐다.

과거 플랫폼 기업들의 장미빛 미래가 점쳐질 때는 투자자들이 신기술을 접목해 트래픽·가입자 등을 중점적으로 봤다. '얼마나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느냐'가 성장성을 판단하는 주된 요인이었던 셈이다. 지난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 '은행'이 아닌 '플랫폼 기업'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고금리로 인한 투자시장 위축으로 실질적인 수익창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높은 기업가치는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결국 토스의 상장의 승패는 가르는 관건은 수익성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때 10만원대를 위협하던 카카오뱅크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 낮은 2만~3만원대에서 주가가 머물러 있다.

토스는 2013년 설립 후 지금까지 연간 실적에서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토스의 순손실은 2020년 910억원, 2021년 2160억원, 2022년 3709억원, 2023년 1825억원(3분기 누적) 등 출범 후 지속 적자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 앱 사용자 수 1위로 자리매김에 성공했고 2030세대가 주력일 것이라는 시장의 편견과 달리 이용자 연령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면서 "다만 이제는 확보한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야하는 타이밍이 됐고 어떻게 수익성으로 연결시키느냐가 상장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