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7만5408건으로 전년동기(16만3883건) 대비 5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보험료도 776억 6000만 원에서 395억6200만 원으로 49% 줄었다. 변액보험 판매량은 지난 2021년 이후부터 꾸준히 감소세다. 재작년에도 변액보험 판매량은 전년보다 53.8%가량 급감한 바 있다.
지난 2001년부터 국내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및 투자 수익률 제고를 위해 판매를 시작한 변액보험은 2011년 전체 생보사 수입보험료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았다. 저금리 기조에서 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직접투자보다 안전한 간접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 펀드(DLF)·사모펀드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쏠렸다. 하지만 이후 2년간 이어진 금리 상승에 변액보험 시장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기준금리에 이은 시중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 등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졌다.
현재까지 보험사에서 판매한 변액보험은 총 1837개다. 이 중 26%인 477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보험사별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을 보면 특히 주가연계증권(ELS)형 변액펀드 수익률이 심각하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에서 판매한 ELS 관련 변액보험 4개 모두 40%가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삼성생명과 KB라이프생명, 하나생명, 신한라이프생명 등 주요 보험사 모두 최소 10%에서 4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한 ELS 손실이 커지면서 변액보험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3.5%)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도 320여개에 달했다.
변액보험 시장의 올해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고, 한은 역시 물가상승률 억제에 따라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거시적인 경제 환경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등 투자환경도 개선할 기미가 안보여 변액보험 시장이 열기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