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아세안 지역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국가들은 고도성장 속에서 경제성장률과 인구 규모 대비 보험 침투율이 매우 낮다. 현재 국내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데, 동남아 국가를 발판 삼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은 거의 100%에 가까운 국민들이 보험에 가입해 있어, 보험사들이 더 이상 신규계약을 유치하기 어렵다. 2019년 기준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2%, 개인별 보험가입률은 95.1%에 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출산율은 낮아지고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의료비 지출이 늘고 있어 보험사의 위협요인으로 부상 중이다.
보험사들은 시장 포화 속에서도 신계약을 따내기 위한 보험계약마진(CSM)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외진출을 통한 외연 확장을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는 추세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 현황을 보면 현재 전체 26개사 중 11개 정도가 해외사업을 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생명보험 4개사, 손해보험 7개사가 미국, 영국, 스위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1개국에 39개의 해외점포(사무소 제외)를 설치했다.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진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직접 베트남 손해보험사를 인수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DB손해보험은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 BSH(Saigon-Hanoi Insurance) 최대 주주로 공식 출범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점유율 10위와 9위인 VNI와 BSH 손해보험사 인수 계약을 최종 계약 마무리했다. VNI와 BSH 손해보험사는 DB손해보험 광범위한 보험사업 경험과 전문성,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베트남과 인도차이나반도 지역에서 상위사로 발돋움을 계획하고 있다.
만년적자로 평가받던 보험사의 해외사업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재작년 말 기준 전체 보험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억2300만 달러(1582억 원)로 전년 대비 3170만 달러(34.9%) 급증했다. 보험업 부문은 1억1200만 달러 이익이 났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들은 인구와 경제성장 모두가 담보되다 보니 미래에 보험시장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면서 “다만 자본력의 한계와 규제 등으로 인해 현재 대형 보험사 중심으로 진출이 활발한 데, 해외 진출 성과에서도 중소형사와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