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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신계약 경쟁·보험금 누수… 동남아시장 돌파구 찾는 ‘K-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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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신계약 경쟁·보험금 누수… 동남아시장 돌파구 찾는 ‘K-보험’

올해 보험산업 성장률 2.6% 그쳐…생보·손보 각각 0.6%, 4.4% 둔화
저출산·고령화에 신계약 급감…초회보험료 성장률 24% 줄어들 듯
풍부한 인구·고도성장 ‘아세안 국가’ 눈독…대형 보험사 진출 러시

보험사들이 먹거리 발굴을 위해 해외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27일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DB손해보험 정종표 사장(앞줄 오른쪽)과 VNI손해보험 Ms. Le Thi Ha Thanh 이사회 의장 및 관계자들이 해외 주주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DB손해보험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사들이 먹거리 발굴을 위해 해외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27일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DB손해보험 정종표 사장(앞줄 오른쪽)과 VNI손해보험 Ms. Le Thi Ha Thanh 이사회 의장 및 관계자들이 해외 주주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DB손해보험 제공.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하면서 보험사들의 해외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당 보험 가입률과 개인별 가입률은 각각 98%, 95%에 달할 만큼, 대부분의 국민이 보험에 가입한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꾸준히 신계약 규모를 확보해야 하지만, 저출산이 심각해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렵다.

반면 아세안 지역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국가들은 고도성장 속에서 경제성장률과 인구 규모 대비 보험 침투율이 매우 낮다. 현재 국내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데, 동남아 국가를 발판 삼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6일 보험업계와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보혐료 성장률은 2.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이 0.6%, 손해보험은 4.4%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신계약에 따른 개인보험의 초회보험료 성장률은 24%로 감소해 전년에 이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은 거의 100%에 가까운 국민들이 보험에 가입해 있어, 보험사들이 더 이상 신규계약을 유치하기 어렵다. 2019년 기준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2%, 개인별 보험가입률은 95.1%에 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출산율은 낮아지고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의료비 지출이 늘고 있어 보험사의 위협요인으로 부상 중이다.

보험사들은 시장 포화 속에서도 신계약을 따내기 위한 보험계약마진(CSM)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외진출을 통한 외연 확장을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는 추세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 현황을 보면 현재 전체 26개사 중 11개 정도가 해외사업을 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생명보험 4개사, 손해보험 7개사가 미국, 영국, 스위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1개국에 39개의 해외점포(사무소 제외)를 설치했다.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진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직접 베트남 손해보험사를 인수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DB손해보험은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 BSH(Saigon-Hanoi Insurance) 최대 주주로 공식 출범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점유율 10위와 9위인 VNI와 BSH 손해보험사 인수 계약을 최종 계약 마무리했다. VNI와 BSH 손해보험사는 DB손해보험 광범위한 보험사업 경험과 전문성,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베트남과 인도차이나반도 지역에서 상위사로 발돋움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지난달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 전속 영업 조직 ‘FC’(Financial Consultant·재정 컨설턴트) 채널을 공식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 FC채널은 현지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 대면 영업 조직으로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만년적자로 평가받던 보험사의 해외사업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재작년 말 기준 전체 보험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억2300만 달러(1582억 원)로 전년 대비 3170만 달러(34.9%) 급증했다. 보험업 부문은 1억1200만 달러 이익이 났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들은 인구와 경제성장 모두가 담보되다 보니 미래에 보험시장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면서 “다만 자본력의 한계와 규제 등으로 인해 현재 대형 보험사 중심으로 진출이 활발한 데, 해외 진출 성과에서도 중소형사와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