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보험연구원이 종합한 자료를 보면 작년 우리나라 보험시장(보험료 기준)은 전년(1920억 달러)보다 3.2% 감소한 약 18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7번째로 큰 시장을 갖고 있지만, 작년 한 해 부진했다. 업권별로는 보면 생명보험시장이 8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8% 급감했고, 손해보험시장은 1016억 달러로 4.2% 소폭 늘었다.
여기에 일반저축성보험은 다른 금융권 저축상품과의 금리 격차 축소와 전년도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을 받았다. 변액저축성보험 역시 지난해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성장이 더뎠다. 다만 손해보험의 경우 일반손해보험과 장기손해보험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원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보험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직했던 노동시장이 탄력적으로 변화하고, 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 등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권별로 나눠보면 생명보험시장은 금리 인상에 따라 저축보험·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수요 늘었다. 선진국은 높은 금리로 인해 저축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신흥국은 중산층 증가로 인해 퇴직연금에 대한 수요가 몰렸다. 또 손해보험시장에서는 높은 금리와 요율 인상이 보험료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 발생 빈도 증가, 신흥국 경제성장에 따른 중산층 확대 등으로 손해보험에 대한 수요를 발생시켰다.
연구원 측은 올해에도 세계 경제의 회복세, 높은 금리의 지속 등으로 보험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리·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새로운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맹주희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지정학적 갈등은 클레임 인플레이션(claims inflation)을 발생시킬 수 있고, 사회적 갈등은 법률비용 등 사회적 인플레이션(social inflation)을 발생시킬 수 있어, 이러한 새로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험산업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