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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자금줄 말랐다’…2금융 ‘불황형 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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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자금줄 말랐다’…2금융 ‘불황형 대출’ 급증

카드론·보험약관 대출 각각 40조·70조 돌파…재차 최대치 경신
시중은행·저축은행 등 대출 막히자 급전대출 이용 급증한 영향
자금공급 절실한 서민…정부지원 100만 원 소액대출에 11만 명 대기

경기 침체 속에 불황형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홍보물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경기 침체 속에 불황형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홍보물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와 카드사 등 2금융에서 ‘불황형 대출’(생계형 대출)이 늘고 있다. 경기침체 서민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급전대출 이용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보험사와 카드사 등에서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보험사 대출채권 전체 규모는 268조6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4조4000억 원 줄어든 반면, 가계대출(보험계약(약관) 대출+신용대출)은 나홀로 133조7000억 원 늘었다. 특히 불황형 대출의 일종인 약관대출이 2조 원 가까이 늘어난 70조 원을 기록해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약관대출은 보험의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최대 95%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대출서비스다. 카드론과 함께 ‘생계형 대출’로 분류한다. 신용점수 하락위험이 없고 별도 대출심사가 필요 없는 데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없어 서민들의 급전 마련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조이기’와 저축은행의 대출공급 중단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약관대출에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도 약관대출이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자,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최근 삼성화재에 이어 대형사 KB손해보험도 약관대출 한도 축소에 나섰다. 동양생명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은 금리확정형과 연동형 금리를 모두 올렸다.

또다른 급전창구인 카드론도 계속해서 이용자가 늘고 있다.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론 잔액은 40조60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기간 대비 무려 약 8%나 불어났다.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카드론에 몰린 ‘풍선효과’다.

당분간 생계형 대출은 계속해서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의 대출관리가 지속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에선 수지타산을 이유로 공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 잔액(말잔)은 98조66억 원으로 전월(99조9515억 원) 대비 1조9449억 원(1.95%) 감소했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해 1월(115조6003억 원)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부업에선 이미 개점휴업을 선언한 지 오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대부업계 대출 규모는 12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2% 급감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0%로 낮아지면서 대부업체들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출 공급을 중단했다.

더 큰 문제는 급전창구 이용도 어려운 서민·취약계층이다. 민간 금융기관에서 단돈 100만 원도 대출받을 길이 없어 정부 지원을 기다리는 인원만 11만 명을 넘어섰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정부가 공급한 소액생계비대출은 총 11만1326건이다. 대출액은 603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1월 1만 9416건 수준이던 것이 6월 1만 3655건으로 줄었지만 7월 들어 다시 1만 5477건으로 늘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추가 대출이 필요하거나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이용이 쉬운 2금융권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서민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한 대출 한파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