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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홈플러스 납품업체에 자금 긴급수혈… "단기 유동성문제 확산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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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홈플러스 납품업체에 자금 긴급수혈… "단기 유동성문제 확산 차단"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만기일 성큼 다가와
납품업체 우선 상환 가능성…일시자금 필요해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 고객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 고객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6대 은행이 홈플러스 납품업체에 금융지원을 신속하게 결정한 것은 단기 유동성 우려 차단을 지원하는 것이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만기일 내 외상매출채권 담보 대출(외담대) 상환이 불투명해져 납품업체가 단기 재무적 문제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납품업체가 1개사당 최대 5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으면 부실 확산 우려를 차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은 홈플러스 납품업체에 1개사당 최대 5억원의 신규대출 또는 경영안정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기로 했다.

대출금리 감면, 우대금리 부여를 비롯해 원금상환 없이 만기연장을 지원하는 등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방침도 병행한다.
은행권이 이런 지원에 나선 배경에는 납품업체가 은행에 우선해 외담대를 상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상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에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대금을 치르면, 업체는 이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유동성을 확보했었다. 만기는 30일 또는 60일이다.

홈플러스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던 은행은 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 등 4곳으로, 이들 은행으로부터 총 300억원 규모의 외담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서 만기일 내 외담대 상환이 불투명해졌다. 홈플러스에 대한 신규 외담대가 중단되면서 유동성 확보 경로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납품업체가 만기일에 맞춰 외담대를 상환할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다. 업체가 선 상환하더라도 상거래채권 납부를 현재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향후 변제를 마친다면, 정산에는 문제없는 셈이지만 업체의 단기간 유동성 문제는 불가피하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는 부동산을 비롯해 보유 담보자산이 상당해 현재 밀린 상거래채권까지는 갚을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다만 업체들의 경우 특정 시기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던 유동성 마련이 어려워졌으며 외상매출채권마저 상환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단기간 재무적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나서 만기에 갚아야 하는 상환의무를 유예해주거나 자금을 일시 공급해주기 때문에 이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은행권은 업체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그간 홈플러스에 진행됐던 외담대의 상환을 압박하고 있다. 신한은행, 기업은행은 만기일이 도래한 협력업체에 연체 전 상환 고지를 마쳤다.

한편 홈플러스 측은 상거래채권을 가장 우선순위로 해 상환을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회생합의4부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올해 1~2월 상거래채권 조기변제를 허가한 데 이어 매장 내 점포 임차인에 대한 미지급 정산대금 조기 변제도 허가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