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중 관세 치킨게임] 국내기업 대중투자 축소… 국내 은행 ‘예의주시’

글로벌이코노믹

[미·중 관세 치킨게임] 국내기업 대중투자 축소… 국내 은행 ‘예의주시’

중국법인 실적 감소세…'플러스 순이익' 하나은행도 증가폭↓
미·중 갈등 재점화에 발뺀 우리 기업…영업환경 축소
中 경제성장률 하락 예상에 금리 인하 가능성
"현지 진출 은행 이자이익 줄어…포트폴리오 재편 필요"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격화된 미·중 관세전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격화된 미·중 관세전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관세전쟁 확산으로 국내기업의 대중 투자가 줄면서 은행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투자와 사업체를 줄이는데다, 중국 경기둔화까지 예고되면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져서다.

중국 인민은행이 내수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도 저울질하고 있어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부문 사업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중국법인 순이익은 국민은행 229억9900만원, 신한은행 13억1000만원, 하나은행 58억원, 우리은행 201억7800만원이다. 1년 전 대비 각각 –24%, -97%, +20%, -40% 증감한 실적이다.

하나은행 중국법인(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은 유일하게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으나 과거와 비교하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은행은 지난 2021년 571억원4100만원의 연간 실적을 올렸으나 2022년 971억9100만원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후 2023년 흑자 전환(+48억9300만원)에 성공했다.
한때 ‘유망 시장’이던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실적이 감소세에 들어선 이유는 2018년 이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미·중 갈등이 재점화 되면서다.

실제로 국내외 기업 투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중국에 직접 투자한 규모는 지난 2023년 18억7000달러, 2024년 18억1000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78.1%, 4.0% 줄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우리나라의 상위 5개 투자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은행 이자 이익의 핵심인 한국계 기업들은 무역전쟁 격화 양상에 투자를 줄이거나 생산기지를 철수했다. 일례로 현대차는 중국 시장 실적 부진으로 2021년 베이징1공장을, 2024년 충칭 공장을 각각 매각했다. 삼성전자도 ‘탈중국’을 위해 올해까지 판매법인 편지 직원과 생산법인 지원 인력 감원 절차를 밟고 있다. 은행권 입장에선 주요 고객 이탈로 영업환경이 축소되는 셈이다.

여기에 중국이 트럼프 발 ‘관세 폭탄’을 맞대응하는 방식으로 대처하자 상황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타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 데 반해 대중 관세는 84%를 추가로 매긴 125%로 올렸는데, 중국도 맞불 관세 125%를 발효했다.

중국은 현재 경제성장률 하락이 예측됐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5%인데, 미·중 갈등 격화 이전인 2019년까지 6% 밑으로 내려간 적 없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둔화한 수준이다.

해외 기관들은 미국과의 관세 공방 여파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4%, 아시아개발은행(ADB)은 4.7%로 각각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중국 인민은행이 내수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어 현지 진출 은행에 더 불리해질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의 금리 인하 시 이자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재편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과거 하나은행이 중국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순이익 증가를 견인한 사례 등을 고려해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부실은 줄이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