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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카드, ‘애플페이’ 도입 추진… 수수료 부담 소비자 전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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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카드, ‘애플페이’ 도입 추진… 수수료 부담 소비자 전가 우려

애플 이어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 나서면 ‘연간 수천억’ 추가 부담
NFC 단말기 보급률 10% 그쳐…전국망 확보 시 6000억 소요
‘현대카드 사례’ 보면 성과 의구심…거래량 늘었지만 실익 미미
카드업계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한 가맹점에 애플페이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업계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한 가맹점에 애플페이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드사의 애플페이 도입이 되레 수익구조 악화와 비용 부담만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카드에 이어 최근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애플 측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 등 각종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카드사 수수료 수익이 낮은 상황에서 애플페이 비용 부담이 자칫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여신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카드사 모두 대외적으로 애플페이 도입을 공언한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도입 시기는 미정이지만 신한카드가 금융감독원에서 애플페이 약관 심사 승인을 받은 만큼 KB국민카드보다 먼저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선 배경은 국내 약 24%에 이르는 애플 이용자들을 흡수해 거래량을 늘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애플 아이폰은 현재 ‘근거리 무선통신(NFC)’을 애플페이에만 허용하고 있고, 다른 금융회사 간편결제앱은 결제기능이 제한돼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해왔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는 현재 현대카드가 유일한데 향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서비스에 나서면 애플 이용자들의 편익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애플페이 도입 이후 수익적으로나 비용적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결과가 많다. 지난달 23일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 세미나에서 발표한 연구자료를 보면 현대카드의 개인카드 이용액은 애플페이 도입 전과 도입 이후 대비 약 1조5000억 원 증가했지만, 회귀분석(특정 변수로 인한 다른 변수의 변화를 확인하는 통계 기법) 결과 애플페이 도입과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애플페이에 필요한 NFC 단말기를 전국에 확대하는 데에도 수천억 원의 비용 소모를 감수해야 한다. NFC 단말기를 약 300여만 가맹점에 도입할 경우 6000억 원가량 비용이 추산됐다. 현재 국내 가맹점은 400여만 곳이다. 지난달 기준 NFC 단말기를 설치한 가맹점은 53만3471곳으로 전체의 약 10% 수준이다.

애플페이 도입 1년 전인 2022년 한 해 도입사인 현대카드와 가맹점은 단말기 설치비 약 86억 원을 5대5로 부담했다. 2023년 말부터 2년간은 현대카드가 43억2500만 원을 투입했다. 애플 측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도 적지 않다.

만약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마저 수수료 부과에 나선다면 카드사들은 1337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결국 카드 혜택 축소나 연회비 등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