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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인하 후폭풍] 고강도 규제·영업악화... 리스크 큰 ‘고위험 사업’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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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인하 후폭풍] 고강도 규제·영업악화... 리스크 큰 ‘고위험 사업’ 내몰려

‘팩토링·비카드대출·구매카드·유가증권’ 취급 부메랑 우려
특정업종에 여신이 집중돼 있어 경기 민감도 높아
외형확장 자제해야 경고…‘본업중심’ 내실있는 성장 주문
카드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위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위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카드사들을 고위험 사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최근 수년간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매출채권 유동화’(팩토링)와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매전용카드(구매카드)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게 평가되는 사업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일부 자산이 부실화하기 시작하면서 업계 고위험 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외형성장보다는 본업중심의 내실있는 성장을 요구한다.

23일 여신업계와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카드사의 신위험자산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위험자산은 전통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카드론 외에 팩토링, 구매카드 등 기업금융에 집중된 리스크를 뜻한다. 특히 최근 롯데카드가 취급한 팩토링 자산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여신업계 전반으로 신위험자산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중이다.

한기평 분석을 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사에서 ‘팩토링·비카드대출·구매카드결제자산·유가증권’를 포험한 신위험자산 비중은 약 9%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롯데카드가 16%로 가장 높고, 신한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12%, 10%로 집계됐다. 이어 하나카드 6.6%, 우리카드 6.5%, KB국민카드 5.2%, 삼성카드 3.8% 순이다.
카드사의 신위험자산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리볼빙, 할부결제 등 전통적인 위험자산보다도 리스크가 훨씬 높게 평가된다. 특정업종에 대출이 집중해 있고 경기나 업종 변화에 따라 기업카드의 연체 가능성이 개인회원보다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카드사의 위협요인으로 지목되는 자산 대부분 역시 기업금융 관련이다. 이미 문제가 된 팩토링뿐만 아니라 구매카드 규모도 9000억 원을 넘어서 증가 추세다. 구매카드는 특정 가맹점에서만 사용하도록 발급된 법인회원의 신용카드인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저수익상품(수익률 약 0.2%)에 해당한다.

다만 카드사들이 법인 거래를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구매카드 실적을 키우고 있다. 구매카드는 렌탈·건설 등 특정업종에 여신이 집중돼 있어 경기 민감도가 높다. 이 때문에 유동화 시장 위축 시 카드사가 자산을 자체 보유해야 하는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아울러 법인회원 특성상 연체 전이율 변동성이 크고, 대주주 계열사 거래에 따른 편중 리스크도 존재한다.

현재 업계에서 위험자산 취급이 가장 활발한 카드사는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다. 신한카드는 소매 및 기업금융 중심으로 비카드대출채권 적극적으로 취급해왔고 작년 비카드대출채권 규모만 3조2000억 원으로 영업자산의 8.4% 차지한다. 같은 기간 PF대출은 5006억 원으로 재작년 말(3944억 원)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카드는 PF대출을 빠르게 줄이고 있지만, 축소 과정에서 일정 수준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새로운 자산 확장이 구조적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카드사들이 수익성과 건전성의 균형을 맞추고 위험을 감안한 적절한 자산 취급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태영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팩토링이나 구매카드 등) 이들 자산군은 회수 지연 시 대규모 충당금 설정 필요하다”면서 “빠른 외형 성장 대신, 내실 위주의 자산운용과 리스크관리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