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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하락에 증시 좇아 '머니무브'…투자자예탁금 11조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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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하락에 증시 좇아 '머니무브'…투자자예탁금 11조 뛰어

기준금리 못 미치는 예금상품 38개 중 28개
주식시장은 '활활'…코스피 연중 최고가 경신 후 거래량 2200억↑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하기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지자 투자자 예탁금이 11조 원 이상 늘어나며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가계대출 영업이 축소된 은행권이 조달 비용 감축을 위해 수신금리를 조여 예금이자 수익은 낮아지고 있다.

새 정부 정책도 부동산 거래를 조이고 자본시장 규제는 완화하고 있어 증시로 '머니무브'가 지속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투자자 예탁금 잔액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린 5월 이후 한 달 새 11조6752억 원 증가한 68조97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식 거래량은 은행권 요구불예금 증가 추이와 맞물려 확대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량은 전날 기준 17조7569억 원으로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가(3133.52)를 경신했던 지난 1일 이후 2282억 원 증가했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액은 한 달 새 7조 원 상당 증가한 15조1998억 원인데, 이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약 29조9300억 원 증가한 656조6806억 원이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으로 투자 대기성 성격을 가진다. 이 때문에 요구불예금 증가는 은행에 묶어둔 예적금 잔액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는 예금금리 인하에 은행 수신상품 매력도가 떨어진 탓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19개 은행의 예금 기본금리는 1.85~2.60%, 최고금리는 2.3~2.9%로 형성됐다. 이 가운데 기본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2.5%)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품은 전체(38개) 중 28개에 이른다.

이에 반해 증권시장은 최근 활기가 넘친다. 코스피는 6월 중 3000선을 돌파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도 이날 장중 3100선을 회복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최대 4000까지 바라보고 있는데, KB증권은 12개월 목표 지수 밴드 상단을 3700으로 올려 잡았으며 하나증권은 4000으로 제시했다.

부동산 거래는 조이고 자본시장 규제를 완화하는 현 정부 정책 방향성에 따라 이 같은 ‘머니무브’는 앞으로도 뚜렷할 가능성이 크다. 이사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상법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었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도 발의되는 등 새 정부 증시 부양책이 탄력을 받고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하락한 예적금 수요가 투자처로 몰려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증가했던 국내 고객의 외화예금이 최근 환율 하락 이슈로 일부 환전되고 있는데, 이 역시 (원화) 요구불예금으로 들어가고 있어 투자처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