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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미장’에 외화주식 보관액 3년 새 120%↑… 은행, 전용통장·수수료 면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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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미장’에 외화주식 보관액 3년 새 120%↑… 은행, 전용통장·수수료 면제 ‘봇물’

미주 보관액 1300억달러 넘어… 규모확대 지속
은행, 환율 변동성 심화에 외화예금 예치 '공들이기'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 주식 열풍에 국내 외화주식 보관금액이 3년 새 120% 고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 개미들이 미국 주식에 투자금을 대거 넣어 미주 보관액은 1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은행권도 외화 통장을 금융상품 라인 업에 추가하거나 해외 주식 매매 수수료 면제 등으로 ‘서학개미 사로잡기’에 나섰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등락이 심화하면서 외화예금 예치 경쟁은 불붙었다.

22일 금융권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1360억3000만달러로 3년 전인 2022년(623억7000만달러) 대비 약 120% 증가했다.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로, 전년 대비 19.9% 감소세를 기록했던 2022년부터 2023년(746억9000만달러), 2024년(946억4000만달러), 올해까지 3년 연속 늘었다.
외화주식 대부분은 미주에 집중됐다. 예탁결제원 공시에 따르면 미주 보관액은 지난 16일 기준 13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다음 날 보관액은 하루 새 12억달러 상당 증가한 1329억달러로 집계됐다. 테슬라·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매그니피센트7’ 주식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국내 은행들도 서학 개미 모시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외 주식 전용 금융상품을 선보이면서 환율 우대, 수수료 면제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심화한 데 따라 외화예금 예치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효 소식에 1487원 선까지 오르다 이듬달 1300원대로 몸을 낮췄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재점화되면서 이달 들어 1390원대까지 치솟았다.

환율 등락이 심하면 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에 타격을 준다. 이때 달러 수요가 증가해 외화예금이 늘어나면, 은행권은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고 외화 LCR도 여유롭게 관리할 수 있다.

4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은 최근 키움증권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현금 환전을 신청하면 국민은행 창구에서 받을 수 있는 외화 현찰 서비스를 개시했다. 신한은행은 해외 송금 시 수수료 50% 감면, 외화 자동이체 등을 탑재한 ‘밸류업 글로벌 주식 외화예금’ 상품을 통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편의성을 제고했다.

외환 업무에 강한 하나은행은 하나증권과 손잡고 ‘해외주식 전용통장’을 선보여 별도의 증권계좌 없이 은행 통장만으로 외화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통장은 외화 입금 시 100% 환율 우대가 적용되며, 미주 거래 시 가입 후 6개월 간 매매수수료 면제가 가능하다. 우리은행도 최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우리금융지주에 발맞춰 앱 내 주식 거래가 가능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도입, 연내 외화주식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